〈나에서 우리로〉
중학진로독서 / [난이도 수준-중2~고1]
2. 행복한 청소부
3. 나에서 우리로
4. 모모
■ 이 책, 알고 보면 재미있다!
<나에서 우리로>
마크&크레이그 킬버거 지음강미경 옮김/해냄
작가 이 책을 쓴 마크와 크레이그는 형제이다. 1995년 열두 살이었던 크레이그는 가난과 노동에 시달리는 제3세계 아이들을 돕기 위해 ‘어린이에게 자유를’(Free the Children)이라는 단체를 만들었다. 친구들 몇 명과 함께 시작한 이 단체는 10년 만에 세계 35개국 100만 어린이에게 혜택을 주었다. 그동안 400개가 넘는 학교를 세웠으며, 깨끗한 물과 의약품을 제공해오고 있다. 둘은 1998년 사회 문제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들을 위한 ‘오늘의 지도자’(Leaders Today)라는 리더십 연구소를 세워 매년 25만 명이 넘는 청소년들을 교육한다. 이들은 세계경제포럼이 정한 ‘내일의 세계 지도자’로 지명되고 ‘넬슨 만델라 인권상’을 수상했으며 노벨 평화상 최연소 후보로 선정됐다. 내용 이 책은 크게 두 가지 다른 성격으로 구성돼 있다. 하나는 글쓴이인 마크와 크레이그 형제가 살아온 이야기다. 이들 형제가 어떻게 해서 힘들게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그 동기부터 직접 전세계를 돌며 경험한 사실들이 나와 있다. 이들 형제는 지난 10여년 동안 세계 40개국을 돌며 빈민가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 길거리를 헤매는 수백 명의 어린이들과 식사를 나누고, 때로는 내전 중인 곳에 달려가 잔인하게 손발이 잘린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가 하면 세계경제포럼에 참가해 경제계 거물들과 만나기도 했고, 유엔 회의에 참석해 각국 정상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두 형제 이야기가 읽는 이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그들이 겨우 열두 살의 나이에 남을 돕는 단체를 만들고, 직접 가난한 나라를 찾아가서 눈으로 보고 느꼈다는 사실이다. 1995년 어느 날 아침, <토론토 스타>라는 신문을 뒤적이며 만화를 찾던 열두 살 크레이그 눈에 이런 제목이 눈에 띄었다.
‘12세 소년, 아동노동에 반대하다 살해당하다.’ 자신과 같은 나이의 소년이 죽었다는 말에 크레이그는 기사를 자세히 읽었다. 네 살 때 노예로 팔려간 소년이 카펫 공장에서 하루 12시간씩 일했고, 열 살 때 탈출해 아동 착취에 반대하는 운동을 벌이다 살해당했다는 내용이었다.
크레이그는 세상에 아직도 노예가 존재한다는 것과 아이들이 부모의 빚 때문에 강제 노동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몹시 충격을 받고, 아동노동에 대해 더 알아보기 위해 도서관으로 달려갔다. 많은 책들을 읽은 뒤 크레이그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였고, 고민 끝에 반 친구들과 ‘어린이에게 자유를’이라는 단체를 세우기로 한다. 인권단체에 편지를 보내고 연방 정부에 청원서를 내고 운동 기금 마련을 위해 바자회를 열기도 했다.
8개월 후 크레이그는 부모님을 설득해 남아시아 5개국을 1주일 동안 돌아다닌다. 여행을 통해 그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아동들이 노동에 시달리고 있으며 가난 때문에 고통 받고 있음을 알게 됐다. 화약 공장에서 일하다가 불구가 되거나 목숨을 잃은 아이들, 빚 때문에 벽돌 가마에 노예로 팔려간 아이들, 길거리에서 깡패들에게 얻어맞으며 본드에 중독된 아이들, 매음굴에 팔려가는 여자아이들, 병원에서 사용한 주사기를 맨손으로 만지는 아이들….
크레이그는 아이들의 비참한 생활을 목격하고 나서 깊은 분노감에 휩싸였다. 이런 학대를 계속 방치하고 있는 어른들에게 화가 치밀었다. 그러면서도 크레이그는 한 가지 큰 감명을 받았는데, 그것은 그렇게 비참한 환경에 놓인 아이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크레이그는 무엇을 해야 할지가 분명해졌다. 사람들에게 이들의 비참한 삶과 희망을 전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그가 할 일이었다. “어린이가 어린이를 돕는다”는 구호를 걸고 시작한 ‘어린이에게 자유를’은 수만 명의 사람들이 동참한 세계적인 운동 단체가 되었다.
이 책의 또다른 내용은 두 형제가 하는 일에 협조하거나 뜻을 같이한 이들의 얘기다. 토크쇼 진행으로 유명한 오프라 윈프리, 영화배우 리처드 기어, 침팬지 연구가 제인 구달, 투투 주교가 쓴 글도 들어 있다. 이 가운데 킴 퍽의 사연은 특히 감동을 안겨준다. 그녀는 어렸을 때 네이팜탄에 화상을 입고 알몸으로 도로를 달리는 모습이 사진으로 찍혀 유명해졌다.
그녀가 나온 이 사진은 베트남전의 상징이 되었고, 사진을 찍은 에이피(AP) 통신 기자는 이 사진으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화상으로 추한 모습이 된 그녀는 한동안 자신에게 붙은 꼬리표를 떼려 몸부림치며 괴로워했지만, 이제 그녀는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그녀는 세계를 돌며 전쟁이 얼마나 나쁜지, 포용과 용서가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강연한다. 그리고 전세계 전쟁지역의 어린이들에게 치료비를 후원하는 비영리단체를 운영하고 있다.
책에서 두 형제는 줄기차게 강조한다. 진정으로 행복해지려면 ‘우리’를 찾으라고. 행복은 혼자의 힘만으로는 찾을 수 없으며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 행복은 다른 사람들과 세상과 관계를 맺을 때 찾아온다고 강조한다. 저자들은 또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셀프헬프’(self-help)를 말하지만, 개인의 성공을 위한 자기계발이나 부유하게 살기 위한 재테크 정도로 오인되고 있다고 안타까워한다.
“다른 사람을 돕게 되면 무엇보다 영혼에 좋다. 세상에 대한 믿음이 강해지고, 삶에 희망을 품어야 할 이유가 생긴다”며 지금 바로 행동하라고 외치는 두 형제의 목소리가 책을 덮은 다음에도 오래도록 가슴에서 울려온다.
■ 책 속에 나 있다 진정 행복해지려면 ‘나’ 아닌 ‘우리’를 찾으라 안테나를 높여 세상에 관심을 갖자! 이 책을 쓴 크레이그는 어느 날 신문에서 자기랑 같은 나이의 소년이 노동 운동을 하다가 살해당했다는 기사를 읽고 큰 충격을 받았다. 이 때문에 어린이 노동에 관해 여러 자료들을 더 찾아 읽었고, 반 친구들 앞에 나가서 어린이가 어린이를 돕는 모임을 만들자고 호소한다. 누구나 이런 끔찍한 기사를 읽으면 불쌍하다, 마음이 아프다는 반응을 하지만 대부분 거기까지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 기사를 읽었지만 크레이그처럼 행동하지는 않았다. 크레이그의 삶을 바꾼 것은 그날 보았던 신문 기사가 아니라, 그 기사를 읽고 어린이 노동 현실에 관심을 가졌다는 사실이다. 어린 나이지만 불행한 일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관심이 생기고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행동했다. 크레이그는 처음 친구들에게 어린이 노동 현실에 대해 얘기할 때 떨리고 두려웠다고 고백한다. 친구들의 비웃음을 살지도 몰라서이다. 누군가에게 처음 기부를 부탁했을 때, 처음으로 부모님을 떠나 빈민가에 들어갔을 때도 긴장되고 힘들었다고 말했다. 많은 부모들과 선생님들은 청소년기는 오로지 공부에만 신경 쓸 때라고 말한다. 세상 걱정은 사회에 나가서 하라는 것이다. 꼭 그럴까? 책에도 소개되어 있듯이 2000년 들어 미국에는 고등학교보다 쇼핑몰 수가 두 배나 많아졌다. 미국 10대 여학생들의 약 90%가 ‘쇼핑가 순례’를 제일 좋아하는 활동이라 답한 조사 결과도 있다. 오늘날 많은 청소년들의 관심이 소비 중심의 물질 탐닉에 쏠려 있음을 말해주는 결과다. 하지만 새로운 물건을 손에 넣는 순간 느끼는 쾌감은 또다시 새로운 물건을 본 순간 이내 사라진다. 문제는 끝없는 소비 욕구에 시달리면서 공허하고 의미 없는 삶을 영위해 가는 삶이 전염병처럼 도처에 만연돼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지은이 크레이그와 마크 형제는 ‘나’만이 아닌 ‘우리’에 대해 관심을 두는 것이 행복으로 이끄는 길이라고 여러번 강조한다. 두 형제가 세운 ‘리더스 투데이’를 통해 교육받은 수많은 청소년들이 이웃과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두고 참여함으로써 살아가야 할 이유와 필요성을 찾았다고 말한다. 실제로 이 책에는 그런 경험담이 소개돼 있다. 중학교 시기는 미래에 자신이 할 일을 탐색하는 시기다. 진로탐색의 시작은 자신이 어디에 관심이 있는가를 인식하는 것이다. 무엇을 할 때 가슴이 뛰고 보람을 느끼는지 체험해 보아야 자신이 하고 싶은 직업을 구체적으로 꿈꿀 수 있다. 사회와 연결되어 있지 않는 직업은 없다. 스스로 안테나를 높이 세우고 세상일에 관심을 두려는 노력을 해보는 게 진로탐색의 시작이다. 다음의 질문에 답하면서 자신의 사회적 관심 정도를 점검해 보자. 1. 학교에서 어려운 환경 속에 다니는 친구가 누구인지 알고 있는가? 2. 인권신장 또는 환경보호를 위한 동아리나 시민단체에 가입할 생각이 있는가? 3. 매일 뉴스나 신문을 읽고 있는가? 어느 분야의 기사에 관심이 가는가? 4. 불행한 상황에 놓인 친구나 이웃에게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는가? 5. 사회적으로 문제라고 생각하는 기사가 나왔을 때 인터넷에 의견을 쓰거나 항의 글을 보낸 적이 있는가? 6. 사회적으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은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들인지 알아본 적이 있는가?
■ 나대로 책 읽기 성심여중 3학년 심지연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띄는 단어는 ‘셀프헬프’이다. 말 그대로 풀이하면 스스로를 돕는다는 뜻인데, 그동안 사람들은 이것을 개인의 성공과 꿈을 이루는 것으로 인식해왔다. 서점의 청소년 코너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책들은 학습용 참고서를 빼면 대부분 공부에 관한 책들이다. 이들 책들은 모두 유명한 대학을 들어가려면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공부를 잘해야 하는 이유도 결국 일류 대학에 들어가는 것으로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자신만의 성공을 목표로 한 셀프헬프는 공허하다고 말한다. 공허하지 않고 의미 있는 삶을 살려면 ‘내’가 아닌 ‘우리’로 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하철 안에서 책을 읽다 잠깐 눈을 떼니 사방에 붙여진 광고가 보였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미래에는, 아니 어쩌면 지금도 셀프헬프 문화에 젖어 있는 사람이 아닐까?
맞다. 나는 그동안 내 미래를 생각할 때에도 막연하게 책을 출판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만 해보았지 왜 출판 일을 하고 싶은지, 그 일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 않았다. 또 내가 책을 만든다면 어떤 책들을 만들고 싶은지도 그려보지 않았다. ‘나’만 생각했지 ‘우리’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책을 읽고 나서 내내 생각했다. 나중에 세월이 흐른 뒤 내 삶을 돌아보았을 때, 내가 항상 추구했다고 말하기에 부끄럽지 않을 가치는 무엇일까? 부끄럽지 않은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가려면 지금부터 어떤 미래를 설계해야 할 것인지 고민이 되었다. 나는 셀프헬프 문화가 나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을 가꾸고 그 안에서 행복하려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나 자신만을 가꾸고 행복해지는 것은 진정한 행복일 수 없다는 걸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
사람을 만날 때도 ‘이 사람을 만나면 내가 행복해질 수 있을까?’만을 따진다면 그런 관계 안에는 위선만이 자리 잡게 될 것이다. 그건 생각만으로도 불안하고 무서운 일이다. ‘행복’에는 많은 종류가 있지만 내가 좋아하고 친한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의 행복도 아주 큰 행복이다.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할 때 느끼는 이런 행복은 내가 살아오는 과정에서 자신감과 의지의 바탕을 이뤄 주었다.
하지만 이제 나는 이 책의 저자들처럼 ‘나에서 우리’로 생각을 넓혀야겠다. 내가 느꼈던 행복을 다른 사람들도 느낄 수 있다는 걸 알려 주고 싶다. 바로 출판이라는 직업을 통해서 말이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알게 되었듯이 다른 사람들도 내가 만든 책을 읽고 그동안 몰랐던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크와 크레이그 형제가 이 책을 통해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과 신념, 가치를 전달하고 있듯이 앞으로 나도 좋은 책을 만들어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생각을 전달해주고 싶다.
이 책에는 ‘나에서 우리로’ 운동을 실제 실천으로 옮긴 사람들의 사례가 많이 나온다. 이들의 진실한 체험담이 수많은 사람들의 삶에 변화를 주었듯이, 또 내게 변화를 주었듯이 멀지 않은 미래에 나도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변화를 가져다주는 사람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 내 꿈을 위해 한걸음 더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갈라파고스
제목 그대로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지?” 하고 몇명의 중학생에게 질문을 해봤다. 지구 온난화로 사막이 늘어 농사를 지을 땅이 사라져 식량이 부족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지구에서 생산된 식량은 지구 사람들 전체가 먹고도 남을 정도로 많다는데 왜 굶어 죽어가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 거지?” 하고 재차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그건 부자나라들이 식량을 나눠주지 않기 때문”이라 답한다. “그럼 부자나라들이 왜 나누지 않느냐”고 물으니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냥 싫은가 보죠” 한다. 장 지글러는 유엔식량특별조사관이다. 저자는 실증적이고 구체적인 사례와 경험들을 통해 지구의 반쪽이 굶주림에 시달리는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한다. 2005년 유엔 식량농업기구의 보고서를 보면 10살 미만의 아이들이 5초에 한 명꼴로 굶어죽어가고 있으며, 3분에 한 명꼴로 비타민 부족으로 실명한다. 또 전세계 인구의 7분의 1인 8억5천만 명이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에 놓여 있다. 저자는 기아를 경제적 기아와 구조적 기아로 구분한다. ‘경제적 기아’는 경제위기로 생기는 기아인데, 국제적인 도움의 손길이 미치지 않으면 많은 이들이 굶어죽게 된다. ‘구조적 기아’는 오랫동안 식량 공급이 안 되는 경우인데, 산업시설의 미비나 오랜 내전과 권력 투쟁 등, 그 나라의 사회구조로 인해 빚어진다. 식량이 남아도는데도 지구의 절반이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이유는 또 있다. 서구의 일부 부자나라 사람들의 자연도태설 때문이다. 점점 높아지는 인구 밀도를 굶주림이 적당히 조절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들의 이런 생각은 윤리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왜곡된 사고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세계 곡물 시장에서 가격을 좌지우지하는 이들은 금융자본가들이며, 그들이 몇몇 기업의 배를 불리기 위해 돈놀이를 한 결과로 굶주린 사람들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범세계적인 기아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선 신자유주의가 지닌 허구적 이상을 무너뜨려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책의 부록에서 주경복 건국대 교수는 신자유주의에 대해 “소수가 누리는 자유와 복지의 대가로 다수가 절망하고 배고픈 세계는 존속할 희망과 의미가 없는 폭력적이고 불합리한 세계”라고 했다. 기아로 인한 떼죽음은 반인도적 범죄라고까지 외치는 저자는 그래도 다른 사람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느낄 줄 아는 유일한 생명체인 인간의 의식 변화에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중학생의 공부하는 힘 1318클래스(1318class.com) 공동기획
마크&크레이그 킬버거 지음강미경 옮김/해냄
작가 이 책을 쓴 마크와 크레이그는 형제이다. 1995년 열두 살이었던 크레이그는 가난과 노동에 시달리는 제3세계 아이들을 돕기 위해 ‘어린이에게 자유를’(Free the Children)이라는 단체를 만들었다. 친구들 몇 명과 함께 시작한 이 단체는 10년 만에 세계 35개국 100만 어린이에게 혜택을 주었다. 그동안 400개가 넘는 학교를 세웠으며, 깨끗한 물과 의약품을 제공해오고 있다. 둘은 1998년 사회 문제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들을 위한 ‘오늘의 지도자’(Leaders Today)라는 리더십 연구소를 세워 매년 25만 명이 넘는 청소년들을 교육한다. 이들은 세계경제포럼이 정한 ‘내일의 세계 지도자’로 지명되고 ‘넬슨 만델라 인권상’을 수상했으며 노벨 평화상 최연소 후보로 선정됐다. 내용 이 책은 크게 두 가지 다른 성격으로 구성돼 있다. 하나는 글쓴이인 마크와 크레이그 형제가 살아온 이야기다. 이들 형제가 어떻게 해서 힘들게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그 동기부터 직접 전세계를 돌며 경험한 사실들이 나와 있다. 이들 형제는 지난 10여년 동안 세계 40개국을 돌며 빈민가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 길거리를 헤매는 수백 명의 어린이들과 식사를 나누고, 때로는 내전 중인 곳에 달려가 잔인하게 손발이 잘린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가 하면 세계경제포럼에 참가해 경제계 거물들과 만나기도 했고, 유엔 회의에 참석해 각국 정상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두 형제 이야기가 읽는 이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그들이 겨우 열두 살의 나이에 남을 돕는 단체를 만들고, 직접 가난한 나라를 찾아가서 눈으로 보고 느꼈다는 사실이다. 1995년 어느 날 아침, <토론토 스타>라는 신문을 뒤적이며 만화를 찾던 열두 살 크레이그 눈에 이런 제목이 눈에 띄었다.
열두살에 세계적 구호단체를 만들다
■ 책 속에 나 있다 진정 행복해지려면 ‘나’ 아닌 ‘우리’를 찾으라 안테나를 높여 세상에 관심을 갖자! 이 책을 쓴 크레이그는 어느 날 신문에서 자기랑 같은 나이의 소년이 노동 운동을 하다가 살해당했다는 기사를 읽고 큰 충격을 받았다. 이 때문에 어린이 노동에 관해 여러 자료들을 더 찾아 읽었고, 반 친구들 앞에 나가서 어린이가 어린이를 돕는 모임을 만들자고 호소한다. 누구나 이런 끔찍한 기사를 읽으면 불쌍하다, 마음이 아프다는 반응을 하지만 대부분 거기까지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 기사를 읽었지만 크레이그처럼 행동하지는 않았다. 크레이그의 삶을 바꾼 것은 그날 보았던 신문 기사가 아니라, 그 기사를 읽고 어린이 노동 현실에 관심을 가졌다는 사실이다. 어린 나이지만 불행한 일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관심이 생기고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행동했다. 크레이그는 처음 친구들에게 어린이 노동 현실에 대해 얘기할 때 떨리고 두려웠다고 고백한다. 친구들의 비웃음을 살지도 몰라서이다. 누군가에게 처음 기부를 부탁했을 때, 처음으로 부모님을 떠나 빈민가에 들어갔을 때도 긴장되고 힘들었다고 말했다. 많은 부모들과 선생님들은 청소년기는 오로지 공부에만 신경 쓸 때라고 말한다. 세상 걱정은 사회에 나가서 하라는 것이다. 꼭 그럴까? 책에도 소개되어 있듯이 2000년 들어 미국에는 고등학교보다 쇼핑몰 수가 두 배나 많아졌다. 미국 10대 여학생들의 약 90%가 ‘쇼핑가 순례’를 제일 좋아하는 활동이라 답한 조사 결과도 있다. 오늘날 많은 청소년들의 관심이 소비 중심의 물질 탐닉에 쏠려 있음을 말해주는 결과다. 하지만 새로운 물건을 손에 넣는 순간 느끼는 쾌감은 또다시 새로운 물건을 본 순간 이내 사라진다. 문제는 끝없는 소비 욕구에 시달리면서 공허하고 의미 없는 삶을 영위해 가는 삶이 전염병처럼 도처에 만연돼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지은이 크레이그와 마크 형제는 ‘나’만이 아닌 ‘우리’에 대해 관심을 두는 것이 행복으로 이끄는 길이라고 여러번 강조한다. 두 형제가 세운 ‘리더스 투데이’를 통해 교육받은 수많은 청소년들이 이웃과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두고 참여함으로써 살아가야 할 이유와 필요성을 찾았다고 말한다. 실제로 이 책에는 그런 경험담이 소개돼 있다. 중학교 시기는 미래에 자신이 할 일을 탐색하는 시기다. 진로탐색의 시작은 자신이 어디에 관심이 있는가를 인식하는 것이다. 무엇을 할 때 가슴이 뛰고 보람을 느끼는지 체험해 보아야 자신이 하고 싶은 직업을 구체적으로 꿈꿀 수 있다. 사회와 연결되어 있지 않는 직업은 없다. 스스로 안테나를 높이 세우고 세상일에 관심을 두려는 노력을 해보는 게 진로탐색의 시작이다. 다음의 질문에 답하면서 자신의 사회적 관심 정도를 점검해 보자. 1. 학교에서 어려운 환경 속에 다니는 친구가 누구인지 알고 있는가? 2. 인권신장 또는 환경보호를 위한 동아리나 시민단체에 가입할 생각이 있는가? 3. 매일 뉴스나 신문을 읽고 있는가? 어느 분야의 기사에 관심이 가는가? 4. 불행한 상황에 놓인 친구나 이웃에게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는가? 5. 사회적으로 문제라고 생각하는 기사가 나왔을 때 인터넷에 의견을 쓰거나 항의 글을 보낸 적이 있는가? 6. 사회적으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은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들인지 알아본 적이 있는가?
■ 나대로 책 읽기 성심여중 3학년 심지연
성심여중 3학년 심지연양
■ 내 꿈을 위해 한걸음 더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갈라파고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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