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진학수기
[함께하는 교육] 고등학교 진학수기
안양외국어고등학교 1학년 윤진양
안양외국어고등학교 1학년 윤진양
2009년 3월, 중학교 3학년이 되면서 각종 매체와 학원을 통해 고입이라는 현실을 실감하기 시작했다. 하루빨리 목표를 잡고 구체적 방향을 설정해야 할 때였다. 여러 고등학교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으로 고입 관련 정보를 찾아보고, 먼저 고등학교에 들어간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학교마다 장점과 단점이 있어 선택하기 매우 어려웠다. 하지만 학교 자체보다도 그 학교에 들어간 뒤 내 모습과 삶에 대해 생각해야 했고 흥미와 적성도 고려해야 했다. 오랫동안 배운 영어가 적성에 맞았고 일본어에도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외고, 그 가운데서도 안양외고를 목표로 잡았다. 안양외고는 선생님들의 열정이 남다르다는 이야기가 결정적인 이유였다.
많은 선생님들과 상담한 뒤, 안양외고의 글로벌 리더 전형에 지원하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텝스와 토플, 그리고 국어능력시험과 같은 공인성적과 좋은 내신성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글로벌 리더 전형은 듣기평가가 없는 무시험 전형이었기에 그동안 다니던 학원을 모두 끊고 내신관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여름방학이 끝난 뒤 고입 준비로 소홀해질 수 있는 3학년 2학기 과정을 꼼꼼하게 공부했다. 수업시간에는 선생님 말씀을 열심히 받아적으며 궁금한 점이 생기면 수업이 끝나고 질문을 했다. 궁금증이 풀릴 때까지 집요할 정도로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집에서는 배운 내용을 직접 손으로 쓰고 소리내어 읽으면서 복습했다. 학교시험은 문제집이 아니라 선생님이 내는 거라고 생각하고, 문제보다는 수업 내용 복습에 주력했다. 이렇게 학교 공부에 집중한 덕분에 3학년 2학기까지 좋은 내신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
본격적인 원서 접수가 시작되자, 글로벌 리더 전형의 학업계획서를 받아 작성했다. 에이(A)4 용지의 작은 칸에 3년 동안의 생활과 학업 목표를 담아내는 것은 매우 어려웠다. 표현 하나하나에 신경써야 했고 글의 구성에 관해서도 오랫동안 고민했다. 이 글을 통해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나를 판단한다는 사실 자체가 부담이 되었다. 하지만 최대한 솔직하게 내 능력과 노력을 표현했다. 중학교에서 공부하면서 했던 것들, 생각했던 것들, 이룬 것들을 차근차근 적어 내려갔다. 그리고 떨리는 마음으로 원서를 냈다.
얼마 뒤, 글로벌 리더 전형 1차 합격자가 발표되었다. 합격이었다. 합격 사실을 알고 나니 기쁨과 함께 걱정이 밀려왔다. 앞으로의 고등학교 생활을 감당할 수 있을지 두려웠다. 하지만 1월부터 예비학교에 다니며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학교의 동아리활동도 열심히 했고 축제 등의 행사와 각종 대회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했다. 학교생활에 적응하느라 힘들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9월이다. 벌써 신입생을 뽑는 11월이 다가오고 있다.
2011학년도 입시에서는 영어 내신만 반영하는 쪽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부담감이 크겠지만 차분하게 학교 공부에 집중해 2학기 내신을 잘 마무리하면 좋겠다. 그리고 자기소개서에 자신의 잠재력과 능력을 한껏 담아내고, 면접에서도 3년간의 내공을 발휘해 원하는 진학의 꿈을 이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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