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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한자어, 문장속에서 익히면 큰 효과

등록 2010-10-04 10:32

[함께하는 교육] 김창석 기자의 서술형 논술형 대비법

구체적 쓰임새 쉽게 이해돼

문학작품 통한 학습도 도움
17. 어휘 늘리기 (중)

18. 어휘 늘리기 (하)

19. 논리의 기초 (상)

우리말 어휘를 늘리기 위해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 한자어 공부다. 한자어는 현재 우리말 어휘 체계 안에서 50~70%를 차지하고 있다. 또 한자어는 고유어와 다름없이 한국인의 개념 체계를 지배해오고 있기 때문에 한자어 없이 한국인의 언어생활을 하기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말이 표음문자(하나하나의 글자가 특정한 의미를 나타내지 않고 오로지 하나하나의 음성에 대응해 그 발음을 나타내는 문자)인 데 비해 한자어는 표의문자(하나하나의 글자가 언어의 음과 상관없이 일정한 뜻을 나타내는 문자)다. 표의문자인 한자어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표의성’(뜻을 나타내는 성질)에 있다. 글자 하나하나가 모두 특정한 뜻을 지니기 때문에 글자와 글자를 연결해서 새로운 말을 지어내는 강력한 힘, 즉 조어력(造語力)을 지니고 있다. 새로 배운 한자와 이미 배운 한자들의 결합으로 이뤄진 한자어의 일차적인 뜻은 자동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해에 기반한 학습이기 때문에 학습 능률이 높아져 한자어가 포함된 우리말의 어휘습득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

예를 들어서 ‘하늘 천’(天) 자를 보자. 천의 뜻은 하늘이지만, 땅이라는 지(地)와 결합해서 천지(天地)라는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낸다. 이런 식으로 단어를 새롭게 만드는 사례는 개별 한자어마다 무궁무진하다. 게다가 ‘天’ 자가 들어간 우리말 어휘를 익히다 보면 ‘天’ 자에 ‘하늘’이란 뜻 이외에도 ‘자연의’ ‘천연적인’ ‘타고난’ ‘임금’ ‘하느님’ 등의 파생적 뜻이 있다는 점도 깨달을 수 있다. 천리(天理), 천명(天命), 천성(天性), 천부(天賦), 천자(天子) 등이 그 사례이다.


한자가 지니는 장점에도 한자어 공부가 어려운 점은 한자가 배우기 복잡하고 어렵다는 데 있다. 글자 수도 너무 많아 평생을 배워도 그 일부분을 겨우 배우는 데 그치는 치명적인 약점도 있다. 그러나 우리말 어휘를 위해서 필수적으로 익혀야 하는 한자는 그리 많지 않다. 필요한 글자만 2000~3000자 정도 골라 배우면 우리말 어휘를 배우는 데는 충분하다. 베이징대 언어학과 연구팀의 연구 결과 3000자만 알면 나머지 한자는 저절로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한국의 한 출판사가 동양고전을 번역한 것을 분석한 결과 <논어>(論語)에 등장하는 한자는 1500여자, <맹자>(孟子)에 등장하는 한자는 1800여자 정도였다. 2000자 정도면 충분하다는 얘기다.

요즘은 초등학교 때부터 한자를 조금씩 가르치는 추세이기 때문에 초등학생이 배우는 간단한 한자를 활용해서 어휘를 늘리는 연습을 해보는 게 적절하다. 예를 들어서 ‘물 수’(水), ‘뫼 산’(山), ‘가운데 중’(中), ‘큰 대’(大), ‘작을 소’(小) 등을 배울 때라면 이 글자가 들어가는 우리말 어휘를 찾아보게 하는 것이다. 이 방식이 효율적인 것은 이런 연습을 통해서 한자어가 우리 일상어휘로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는 점을 실제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낱글자를 배우는 것과 함께 병행해야 할 일은 사자성어나 문장 속에서 한자어를 익히는 일이다. 문장 속에서 한자어를 익히면 한자어의 조어방식이나 구체적인 쓰임새를 좀더 직접적으로 알 수 있다. 우리 조상들이 한자어를 어떻게 써왔는지에 대해서도 공부할 수 있다. 또 낱글자로 익힐 때와 비교해 단어가 인상적으로 기억되기 때문에 암기에서도 유리해진다.

한자어로 된 문장을 고를 때에는 오언절구(五言絶句)나 칠언율시(七言律詩) 등 시 형식의 문장을 먼저 익히는 게 좋다. 우리 전통 문학작품에 나오는 시를 고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춘향전>에서 이몽룡이 암행어사가 되어 변학도의 잔칫상에서 쓴 한시가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금준미주천인혈’(金樽美酒千人血 : 금동이의 좋은 술은 천 사람의 피요)로 시작하는 이 시는 <춘향전>이 쓰여졌던 당시의 시대상을 보여주기 때문에 한자 공부와 더불어 역사와 사회 교과와 아우르는 통합교과적 접근방식도 체험하게 해준다.

김창석 기자 kimcs@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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