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진학수기
[함께하는 교육] 고등학교 진학수기 /
이화외고 1학년 엄정현양
중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외고생이 된다’는 것은 구체적인 목표이기보다는 막연한 소망 정도였다. 하지만 중학교 생활이 절반 정도 지나고 장래에 대해 생각하게 되면서 내 꿈을 이루기 위해서, 더 나은 교육을 받기 위해서 외고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외고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고등학교 입학시험을 통과하기 위한 공부를 하게 됐다.
서울에는 많은 외고들이 있었고 그 가운데 한 학교를 정해서 지원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그래서 학교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게 되었는데, 그중에서도 내 눈길을 끈 학교가 이화외고였다. 학교의 경관이 깔끔했고 시설이 좋았기 때문에 ‘학생의 활동에 적극적인 도움을 주는 학교다’라는 인상이 들었다. 또 전교생 수가 다른 학교에 비해 적다는 점은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더 신경 써 줄 수 있고 학생들과 학교 간의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들게 했다. 그 외에도 ‘번팅 제도’(출석번호가 같은 선후배 학생들이 멘토-멘티 관계를 맺는 것)를 통해 선후배 사이가 돈독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 없이 이화외고에 지원할 수 있었다.
외고 시험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게 되면서, 내신 외에도 많은 것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특히 입시 정책이 계속해서 바뀌고 있었고 어느 것 하나 확정된 것이 없었기 때문에, 한 과목을 집중적으로 공부하기보다 여러 과목에 걸쳐 꾸준히 공부해야 했다. 일주일 혹은 이주일에 한권 정도 책을 정해서 읽었고, 국어인증평가를 준비하고 고등학교 1학년 모의고사를 풀면서 언어실력을 향상시켰다. 수학은 학교 진도에 맞추어 문제집을 풀었다. 영어는 시중에 나와 있는 문제집을 풀면서 하루에 45분 정도 단어를 외웠다. 외고 시험이 가까워지면서부터는 흥미 위주의 책을 읽기보다 면접에 관한 책을 읽으며, 면접에 나올 만한 질문들을 보며 스스로 더 나은 답변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영어 공부의 비중을 늘려 외고 입학시험 기출문제나 고1 모의고사 문제를 풀었다.
현재 나는 이화외고를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학기 초에는 ‘번팅 제도’를 통해 선배들이 먼저 찾아와 격려해 주었고, 학교생활에 대해 질문하고 조언을 얻을 수 있어서 편했다. 학교에서 간 리더십 캠프와 같은 체험활동들은 나 자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했고, 학교에서 초청한 분들의 강연을 들으면서 내 진로와 대학입시에 대해 깊게 생각할 수 있었다. 수업이 없는 날에도 학교에 와 친구들과 함께 공부를 하는 환경 덕분에 좀더 공부를 즐겁게 할 수 있었다. 야영이나 학급음악회와 같은 학급프로그램들은 반 친구들끼리 더 단합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대학입시에 대해 신경 쓸 것도 많아지고 거기에 따른 부담감도 늘었지만, 틈틈이 친구들과 줄넘기를 하거나 학교를 산책하는 일은 학교생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화외고에 와서 했던 많은 활동들은 친구들과 함께한 소중한 기억인 동시에 단순한 기억 이상으로 내 자신에게 귀중한 도움이 되고 있다.
이화외고 1학년 엄정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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