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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게임 줄이고 영어 따라읽기 수없이 반복

등록 2010-12-06 09:12

고등학교 진학수기
고등학교 진학수기
[함께하는 교육] 고등학교 진학수기 /
서울외고 1학년 강동훈군

서울외고에 합격했다고 환호성을 질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1년이 다 되어간다. 중학교에 다닐 때 친구들 대부분은 학교가 끝나면 곧바로 종합학원으로 가서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힘든 생활을 보냈다. 학원에 다니지 않았던 나는 집에 오면 무조건 컴퓨터 게임부터 하고 놀았으니 성적이 좋을 리 없었다.

그러던 중학교 2학년 겨울방학 무렵, 아는 누나가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교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들었고, 못내 부러웠던 난 그 일을 계기로 장래희망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그러다 내가 좋아하는 수학이 많이 사용되는 경제 분야를 알게 되었고 적성에도 맞는 것 같았다. 그와 관련된 대학교에 가려면 영어가 중요한데, 영어를 좀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외국어고등학교’의 존재를 알게 됐다.

“그래, 나도 한번 해보자!”는 마음을 먹고 외고 진학 준비를 시작했다. 내 인생에서 첫 번째 목표였다. 결심을 하고 제일 먼저 한 일은 그동안 습관적으로 해오던 컴퓨터 게임을 줄이는 것이었다. 매일 눈물을 머금고 조금씩 줄이는 방법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

지난해 외고시험은 영어 듣기, 내신, 구술면접 이렇게 세 부분이었는데 내신과 영어듣기가 특히 중요했다. 그동안 처져 있던 내신성적을 갑자기 끌어올리기란 정말 힘든 일이었다. 학교수업 시간에 집중하고 문제집도 많이 풀어보면서 공부 방법을 익히려고 노력했다. 영어 듣기는 학습용 어학기로 받아쓰기와 따라 읽기를 수없이 반복한 게 효과가 컸던 것 같다. 이런 노력 덕분에 2학년 때 20%가 넘었던 내신이 3학년 때는 거의 모든 과목이 0~2%로 바뀌는 기적이 일어났다. 구술면접 준비를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고 독후감을 쓰며 공부했다.

서울외고 1학년 강동훈군
서울외고 1학년 강동훈군

마침내 시험일이 다가왔고 영어 듣기 시험과 구술면접을 봤다. 듣기시험은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너무나도 잘 들렸고 면접에서는 ‘자신에게서 버려야 할 점’과 ‘진정한 나눔의 의미’ 등의 질문이 나왔다. 예상했던 질문 유형과 달라서 당황했지만 평소 생각을 침착하고 자신감 있게 말했고 며칠 뒤 합격 통보를 받았다.

이제는 어느 정도 고교생활에 익숙해졌는데, 부모님의 성화나 뚜렷한 목표 없이 외고에 지원한 친구들은 적응하지 못하고 얼마 뒤 다른 학교로 전학가거나 전학을 고민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스스로 진정한 목표를 갖고 지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외고는 영어에 관심이 있고 또 잘해야 들어올 수 있지만 입학해서 성적을 크게 좌우하는 과목은 수학이다. 그건 일반고도 마찬가지인데, 중학교에서 내신수학을 완벽히 공부하고 사고력을 기르기 위한 수학공부도 해둔다면 고등학교 수학에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외고를 선택한 것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놀 땐 신나게 놀고 공부할 땐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들에게서 배울 점도 많고 교육과정도 마음에 쏙 들기 때문이다. 공부 분위기에 영향을 받는 후배들이 있다면 외고를 적극 추천한다. 혹시라도 ‘나는 늦었어, 힘들 거야’라고 생각한다면 그런 생각은 지금 당장 휴지통에 버렸으면 좋겠다.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있던 나도 꿈이 있었기에 힘껏 노력할 수 있었고 그 시간들은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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