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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면접은 자신있게…마음공부·등산수업 매력적

등록 2010-12-20 09:18

고등학교 진학수기
고등학교 진학수기
[함께하는 교육] 고등학교 진학수기 /
경주화랑고 1학년 변지혜양

중학교 3학년 2학기 때 친구들은 모두 고등학교 진학을 위한 입시 공부에 바빴지만 난 학교에서 배우는 공부들이 삶에 어떤 필요성이 있는지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하고 싶은 것들이 학교 공부 때문에 방해를 받고 있다고 생각했다. 당시 대학 입학을 위한 공부만을 하는 학교로는 진학하기가 싫었던 것 같다. 그러던 가운데 부모님께서 경주화랑고라는 대안학교를 추천해줬다. 공부만을 강요하는 일반 학교와는 다르게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고 집이 아닌 나만의 공간에서 생활할 수 있어 바로 학교에 대한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다른 대안학교도 찾아봤지만, 경주화랑고에서 하는 다양한 교육활동이 가장 잘 맞는 것 같았다. 특히 마음공부와 등산수업이 마음에 들었다. 학교의 입학 전형을 살펴보니 서류 50%와 면접 50%가 반영되었다. 대안학교라서 그런지 내신 성적은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 대신 경주 화랑고에 내가 딱 맞는 학생이라는 것을 알려 줄 필요가 있었다. 먼저 자기소개서를 준비해야 했는데 꽤 어려웠다. 나를 소개하는 것이 부끄러웠고, 글로 표현하기는 더 힘들었다.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 담임선생님의 도움을 받았다. 면접을 보러 학교에 왔을 때 많이 긴장되었지만 모든 질문에 자신있게 답했고, 면접이 끝난 뒤 합격할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렇게 경주화랑고의 생활이 시작됐다.

경주화랑고 1학년 변지혜양
경주화랑고 1학년 변지혜양

경주화랑고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였다. 나에 대한 고정관념이 없고 나를 ‘이런 사람이다’라고 규정짓는 사람이 없는 곳이기 때문에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특별히 나쁜 이미지는 아니었지만 지금보다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었고, 기존의 나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경주화랑고에는 다른 학교에 없는 것 몇 가지가 있는데, 그 가운데 꼭 해야 하는 과목이 두 가지 있다. 바로 마음공부와 등산이다. 마음공부는 매일 점심을 먹기 전 마음일기를 쓰며 마음을 살펴보는 공부를 한다. 마음공부를 통해 나를 되돌아볼 줄 알게 되었다. 또 매주 수요일 오후에는 학교 뒤 토함산을 오르며 전 학년이 등산을 한다. 등산을 가기 전 운동장에 모일 때는 가기가 싫다가도 등산을 갔다 오면 그 싫었던 마음이 어느덧 뿌듯함과 상쾌함으로 바뀌는 것이 정말 좋았다.

수업이 끝나고 자기 전까지 자율시간을 갖는데, 그 시간에는 스스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며 보낼 수 있다. 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은 공부를 하고, 책을 읽고 싶은 사람은 책을 읽고, 노래를 부르고 싶은 사람은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다. 어느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제각기 하고 싶은 것들을 찾아간다. 나는 그 시간에 틈틈이 공부를 시작했다. 중학교 땐 부모님의 잔소리로 억지로 했다면 지금은 내 스스로 원해서 하는 공부에 재미를 느끼며 열심히 하고 있다.

부모님이 해주었던 모든 것들을 이젠 내가 스스로 해나가야 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있지만 실수나 잘못 같은 것은 가족같이 감싸주고 따뜻하게 배려해주는 학교에 잘 적응하여 멋진 화랑인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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