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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외고 진학’ 목표설정이 공부의욕 높여

등록 2011-02-28 09:08

고등학교 진학수기
고등학교 진학수기
[함께하는 교육] 고등학교 진학수기 /
경기외고 1학년 황수림양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매일 라디오 영어 프로그램을 즐겨 들었다. 처음에는 어려운 뉴스보다는 비교적 쉬운 팝송을 따라 하며 영어에 흥미를 갖게 됐다. 영어를 ‘공부’가 아닌 ‘언어’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였기 때문에 실력이 느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영어를 모국어처럼 잘하는 주변 친구들을 보면서 해외연수 한번 다녀온 적이 없던 난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수학 역시 넘어야 할 커다란 장애물이었다. 개념은 잘 이해했지만 문제를 조금만 응용하면 풀지 못했다. 무엇보다 가장 괴로웠던 것은 ‘나는 수학을 못해’라는 강박관념이었다. 시험지를 받으면 두려움에 사로잡혀 문제를 침착하게 풀어가지 못했다. 사소한 실수로 문제를 틀리는 일이 다반사였다.

항상 밝고 명랑했지만 주요 과목인 수학과 영어에 자신감이 떨어지자 슬럼프를 겪게 되었다. 그러다가 문제는 자신감 부족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를 몰랐던 것이다. 우선 단기 목표부터 설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표는 높게 잡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말씀에 따라 ‘외고 진학’이라는 어려운 결심을 하게 됐다.

목표가 생기니 공부가 한결 수월해졌다. 힘들어도 ‘외고’라는 목표를 위해 성적을 올리려고 더 많은 시간을 공부에 투자했다. 중학교 2학년 말부터는 여러 외고들의 누리집에도 들어가 보고 직접 입학설명회를 들으러 가기도 했다. 그 가운데서 단연 눈에 들어온 학교가 경기외고였다. 교사의 일방적인 강의가 아닌 학생 위주의 토론 수업과 신문을 활용한 수업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목표를 경기외고로 정한 뒤 가장 혼란스러웠던 것은 특목고 입시가 ‘자기주도학습 전형’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이 전형은 목표가 뚜렷하고 전공어에 대한 열정과 의지가 높은 학생을 선발하는 방식이다. 갑자기 바뀐 고입 전형에 모든 친구들이 당황하였지만 나는 목표했던 바에 따라 침착하게 준비했다.

우선 1차에 통과하기 위해 영어 내신 준비를 철저히 했다. 암기력이 강한 게 장점인 나는 시험 범위에 해당하는 영어 교과서 지문과 관련 표현들을 찾아서 통째로 외웠다. 1등급 커트라인이 상위 4% 이내였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해야 했다. 한 문제가 등급을 좌우했기 때문이다.


2차 전형인 ‘학습계획서’와 면접을 준비하면서는 내신을 준비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어려움을 겪었다. 학습계획서 작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뚜렷한 진로와 이를 이루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글로써 표현해내는 것이다. 물론 전공어와 관련된 진로를 선택한다면 좋겠지만 단기 목표만 있었을 뿐 아직 진로가 뚜렷하지 않았기 때문에, 학습계획서를 쓰면서 오히려 진로를 탐색하는 계기가 되었다. 봉사와 체험활동을 서술하는 과정에서는 표현 하나에도 신경을 쓰며 20번 이상 쓰고 수정하기를 반복했다.

처음에는 성적을 올리기 위한 단기 목표에 불과했던 외고 진학이 이제는 현실이 됐다. 아직 학교생활을 해 보지는 않았지만 외고를 준비했을 때처럼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향해 꾸준히 노력한다면 고등학교 생활 역시 잘해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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