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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아직 속단할 수 없는 개학일…“생활방역 이행 분수령될 것”

등록 2020-03-24 21:55수정 2020-03-25 11:10

교육당국 “개학일 속단 어려워”

2주가량 더 미룰 수 있지만
대입일정 조정·학습공백 불가피

방역당국 “고강도 거리두기로,
확진자 수 더 떨어져서 가능”
24일 광주 동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체온계와 손 소독제 등을 비치한 교실에서 책상의 간격을 띄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광주 동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체온계와 손 소독제 등을 비치한 교실에서 책상의 간격을 띄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당국이 24일 개학에 대비한 방역대책을 내놨지만, 정작 다음달 6일 전국 유치원과 학교들이 문을 열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아직 코로나19 확진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에서 2주 뒤 개학을 하게 되면 학교가 집단감염의 고리가 될 것이란 우려가 큰 탓이다. 그렇다고 개학을 더 미루게 되면 학사일정에 차질이 커질 수 있다. 개학일이 사실상 집단유행의 장기전에 대비한 생활방역 체계로 이행하는 분수령이 되는 시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날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4월6일에 개학할 수 있을지, 아니면 더 미룰 것인지를 지금은 속단해서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9월 신학기제 도입 논의에 일정 정도 선을 그으면서 개학일이 더 늦춰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어느 쪽도 확실하지 않다는 얘기다. 교육부는 전날 지역별·일별 확진자 발생 추이와 학교 내 감염 발생에 대한 통제 가능성, 학교 안전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방역 물품과 대응 매뉴얼 등 단위학교 준비 상황 등 네 가지 기준을 보면서 개학일을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박 차관은 “감염병 전문가와 질병관리본부 의견도 들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협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만일 개학을 더 미루게 된다면 원칙적으로 2주가량 더 연장할 수는 있다. 법정 수업일수를 감축하는 2단계 조처에 따라 줄일 수 있는 수업일수가 아직 9일(초중등 기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럴 경우 대입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고 학습 공백이 커질 우려가 있다. 교육부는 개학일이 확정되면 대입 일정을 발표할 계획인데, 11월19일 예정대로 시행하거나 11월26일 혹은 12월3일로 1~2주 미루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개학일을 어떤 기준이 성립되면 정할 수 있는가와 관련해 구체적인 수치를 확진자 수에 근거해 제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학교 내 집단감염을 차단할 수 있는 충분한 방역대책이 마련돼 있는지, 그 대책을 수행할 인력과 자원이 준비돼 있는지가 중요한 변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반장은 “(개학이 가능한) 확진자 수를 구체화하긴 어렵지만 감염경로를 파악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확진자 수가 나오고 역학조사에 따른 조처가 시행될 수 있다면, 그 역시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테면 국내 30번째 환자 이전 상황처럼 감염경로를 예측할 수준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기본적으로 감염병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에서는 학교 문을 닫는 게 원칙이다.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지역사회 전파로 넘어가는 만큼 신규 확진자가 한자릿수 정도 될 때 개학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지난 22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도를 높인 뒤 지역사회 감염을 현재 방역·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줄이면,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이 조화를 이루는 ‘생활방역’ 체계로 이행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코로나19 유행의 장기화가 예고된 만큼, 좀더 큰 틀의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장기전은 피할 수 없기 때문에 개학 등과 같은 일상생활로 돌아가기 위한 ‘완화정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대비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방역당국뿐 아니라 사회·경제·교육 등 각 분야에서 머리를 맞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원형 이유진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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