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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원격수업 공들여 준비하려해도…교사강의보다 EBS수강

등록 2020-04-10 21:55수정 2020-04-11 12:30

고3·중3 이틀째 온라인 출석

EBS 온라인클래스에 약 67만명
대부분 쌍방향 아닌 단방향 수업
“자체 제작 말라” 학부모 요구도
입시 위주 교육 현실 그대로 표출
온라인 개학일인 9일 경기도 고양시 화정고에 재학 중인 고등학교 3학년생이 자택에서 온라인 강의로 수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온라인 개학일인 9일 경기도 고양시 화정고에 재학 중인 고등학교 3학년생이 자택에서 온라인 강의로 수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생들의 원격수업이 이틀째를 맞은 가운데, 전날 벌어졌던 온라인 플랫폼 접속 불능 등의 혼선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교육방송(EBS)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연계율이 높다는 이유로, 고3의 원격수업은 대부분 실시간 쌍방향 대신 단방향, 그중에서도 교육방송 강의를 위주로 이루어졌다. 일부에선 교사들이 자체적으로 강의 자료를 제작하려고 해도, 외려 학부모와 학생들이 꺼리는 경우까지 나타나 입시 위주의 교육 현실을 다시 한번 드러내기도 했다.

교육부는 이날 오후 3시까지 교육방송 온라인클래스 등 교육당국이 제공하는 학습관리시스템의 접속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날 오전에는 1시간 15분 동안 온라인클래스 중학교용 누리집에 접속되지 않았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운영하는 ‘이(e)학습터’에는 최대 11만9360명, 교육방송 온라인 클래스에는 최대 21만7123명이 이날 접속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오는 16일 초등학교 1~3학년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이 온라인 개학할 상황에 대비해 시간대별·지역별 트래픽을 시뮬레이션하고 있다”며 “이번 주말을 통해 시스템 안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중3·고3 85만8006명 가운데 98.8%인 84만7303명이 전날 원격수업에 출석한 것으로 집계했다. 결석한 학생들에 대해서는 “각 학교에서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방송은 온라인클래스에 온라인 개학 첫날인 9일 약 67만명이 접속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단순 로그인을 제외한 수치로, 전체 고3의 57.9%와 중3의 48.2%가 온라인클래스를 활용해 실제 수업에 참여했음을 의미한다.​

원래 교육부는 원격수업 유형으로 실시간 쌍방향 수업과 함께 교사가 자체 제작한 영상이나 교육방송 강의를 보는 콘텐츠 활용형, 과제 수행형 등 크게 3가지 종류를 제시해왔다. 하지만 실제 원격수업에선 교육방송 강의를 그대로 시청하도록 하는 방식이 더 많다. 교사들 가운데는 의욕적으로 강의 영상을 자체 제작해 올리는 경우도 있지만, 그 비중이 높지 않다. 기술적으로 서툰 문제도 있지만, 고등학교 3학년의 경우 입시에 더 최적화된 형태를 원하는 학부모·학생들의 요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도 분당의 한 고등학교에선 교사들이 수업 영상자료를 만들어 올렸다가 학부모들의 항의 전화를 받기도 했다. “수능 준비를 위해서는 교육방송 강의를 듣는 게 더 나으니 바꿔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교육방송의 수능 연계율이 70%에 이르다보니, 통상 등교수업 때도 고3은 교과서 대신 교육방송 수능특강 교재와 동영상으로 학습하는 빈도가 높은 편이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원격수업을 하더라도 새로운 시도를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고 교육방송에 의존하면서 출결이 문제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형태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황아무개양(3학년)은 “아직 오픈 준비중이라고 해서 열리지 않은 과목도 있지만, 대부분 과목은 교육방송 인강(수능특강)을 보면 되는 것 같다. 원격수업이라고 해서 별다른 콘텐츠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장기간의 개학 연기로 인한 수업일수 감축 때문에 쌍방향 수업을 진행하기에는 시간적으로 부담이 크다는 이유도 있다. 서울여고의 최성희 교감은 “수업일수가 190일에서 177일로 줄어든 상황에서 고3들은 많은 학습량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쌍방향 수업으로는 해소가 안 되는 부분이 있고, 이 때문에 선생님들에게 쌍방향 수업을 마냥 독려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고3 원격수업이 교육방송 강의 의존도가 높지 않느냐는 질문에, 박백범 차관은 “고3의 경우 수능 방송 위주의 단방향 동영상 시청으로 갈 것이라는 예측은 했었다”며 “우리나라 고3이 가진 특수한 상황 때문인데 등교수업 때도 어느 정도 진도가 완료되면 교육방송의 수능 방송·교재 위주로 수업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장 입시를 앞둔 고3보다는) 중학교 자유학년제나 초등학교의 경우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더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을까 짐작한다”고 덧붙였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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