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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학교는 친구 사귀고 함께 노는 곳인데…소통도 안 되고 답답해요”

등록 2020-04-23 05:00수정 2020-04-23 14:27

원격수업 2주차 초6 인터뷰

“질문·대화 과정 거쳐야
좋은 생각 떠오르는데
혼자 하니 집중력 떨어져”
서울 강동구의 한 초등학교 6학년 홍아무개양은 이렇게 집에서 원격학습을 한다. 홍양 제공
서울 강동구의 한 초등학교 6학년 홍아무개양은 이렇게 집에서 원격학습을 한다. 홍양 제공
“선생님 얼굴 직접 못 보고 친구들과 대화를 못 하니 ‘구멍’이 너무 많아요. 선생님께 질문도 하고, 친구들끼리 서로 얘기도 하는 과정을 거쳐야 좋은 생각이 떠오르는데, 혼자서만 해야 하니까 잘하겠다는 욕심도, 집중력도 떨어져요.” 서울 강동구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6학년생 홍아무개양은 <한겨레>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원격수업을 하니 소통이 안되는 게 제일 답답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홍양은 지난주 온라인으로 개학해 이틀 동안 적응기간을 거친 뒤, 학교 방침에 따라 이번주부터 이(e)학습터를 통해 <교육방송>(EBS) 수업을 듣고 있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아니다 보니 ‘직접 소통’에 대한 목마름은 더 크다. “선생님은 주로 클래스팅으로 공지사항만 올린다. 선생님이 어떤 분이냐에 따라 1년 학교 생활의 절반 이상이 결정되는데, 교육방송 동영상이나 자료를 보여주는 수업만 하면 아무래도 불안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홍양은 원격수업의 학습 효과에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강의를 틀어놓고 유튜브를 보거나 게임이나 카톡을 해도, 과제도 부모님이 옆에서 불러주는 대로 입력해도 선생님은 모른다. 그렇게 설렁설렁 해도 공부한 걸로 인정되는데 (원격수업의) 학습 효과가 있는지 의문스럽다.” 등교수업과 달리, 원격수업은 빨리 하면 오전에도 다 끝낼 수가 있을 정도로 학습양이 적다고 홍양은 말했다. 주변 친구들은 스터디카페나 학원 같은 곳에 가서 원격수업을 한다는 이야기도 종종 들린다. 홍양은 “원래 원격수업은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집에서 공부하라는 것 아닌가요?”라고 외려 질문을 던졌다.

원격수업은 초등학생에게 ‘학교의 본래 기능’을 생각하게 하는 계기이기도 했다. 홍양은 “(원격수업을 이렇게 할 거면) 학원에만 가도 별 지장이 없을 것 같다. 나도, 친구들도 그런 얘기를 많이 한다. 사실 공부는 학원에서 하는 거고, 학교는 ‘작은 사회’로 선생님·친구를 만나서 사귀고 함께 놀고 그런 사회적인 활동을 하는 게 목적 아니냐”고 되물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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