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2학년의 등교 개학이 시작된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등원초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들이 교실에 들어가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27일 아침, 코로나19에 따른 개학 연기로 썰렁하기만 했던 서울 송파구 세륜초등학교 앞이 오랜만에 학생들로 북적였다. 1~2학년 학생들이 이날부터 등교를 시작한 것이다. 등교 지도를 하는 교사들이 교문에서부터 발열 확인을 하고 손세정제를 나눠주느라, 차례를 기다리는 학생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학부모들은 “기대 반, 우려 반”이라고 입을 모았다.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이 계속되고 있는데, 그렇다고 학교에 가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는 것도 걱정이라는 것이다. 2학년 손녀를 데려다주러 온 한 학부모는 “오늘 상황이 어떤지 지켜보고, 계속 등교를 시킬 것인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전국적으로 초 1·2학년, 중 3학년, 고 2학년, 유치원생이 등교수업을 시작했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살얼음판 위를 걷는 것 같다”는 말이 나온다. 학교 안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등교를 중지한 경우도 있지만, 그보단 지역사회 감염이 어떻게 번질지 몰라 일단 학교들을 닫아놓은 지역별 조처가 더 많다.
감염 경로가 특정되지 않는 확진자 비중은 4월13일 2.7%, 5월18일 5.7%에서 이날 7.7%로 높아지는 추세다. 만약 이런 사례들이 계속 나오게 되면, 지역 단위로 등교수업을 미루는 학교들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서울에서는 등교개학 뒤 학교에서 수업을 듣던 학생 가운데 처음으로 확진자가 나왔다. 강동구 상일미디어고등학교 3학년 학생은 지난 20일 정상 등교하고 21일도 등교했지만 기침 증상을 보여 오전에 집으로 귀가했다. 집에 머물면서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자 전날 진단검사를 받았고 이날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오전까지 수업을 받던 고 2~3 학생들은 점심시간 이후 귀가했고 학교 시설은 방역을 위해 임시로 폐쇄됐다. 대구에서도 지난 21일에 이어 고3 학생 확진자가 추가로 나와 6곳의 등교가 중지됐다.
일부 지역이 등교 연기 결정을 하면서 고3 학생들만 제외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교육부는 “고3은 이미 안정적으로 학교를 나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위험도나 노출 정도를 따져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원형 이유진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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