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가 시행된 6월18일 오전 서울 상암고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치러졌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모의평가에서 상위·하위권 간 격차가 커지는 대신 중위권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로 등교수업 대신 원격수업 비중이 커지면서 우려했던 교육격차가 확인된 것이다. 교육당국은 다음달 원격수업에 따른 교육격차를 최소화하는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28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민정 의원(열린민주당)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교육방송(EBS)에서 고3 학생들이 치르는 6월 수능 모의평가의 2019~2021학년도 3년치 성적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 자료를 보면, 올해 2021학년도 모의평가에서 국어·수학(나)·영어 영역에서 90점 이상의 비율은 예년에 비해 높아졌다. 고득점 비율이 높아진 것은 코로나로 문제를 쉽게 낸 경향 때문으로도 풀이할 수 있지만, 저득점 구간인 40점 미만의 비율도 함께 상승했다. 수학 영역 나형의 경우, 2019~2021학년도 3년 동안 90점 이상의 비율은 1.93%→3.88%→7.40%로, 40점 미만의 비율은 42.69%→49.73%→50.55%로 높아졌다. 응시자의 절반이 40점 미만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60점 이상 90점 미만 사이의 구간은 35.37%→25.57%→24.72%로 줄었다. 같은 기간 국어 영역에서도 90점 이상의 비율이 5.45%에서 7.15%로, 40점 미만은 24.36%에서 26.23%로 높아졌다. 반면 중위권인 60점 이상 90점 미만의 비율은 42.03%에서 39.37%로 떨어졌다.
6월 모의평가는 코로나19 상황에서 고등학교 3학년의 등교개학이 이뤄진 뒤 한달 만에 치러진 시험이라, 원격수업이 이뤄진 기간 동안의 성취도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그런데 성적만 놓고 보면, 예년에 견줘 상위권과 하위권이 동시에 늘어나는 대신 공교육 학습 수준의 기준이 되어야 할 ‘학력 중산층’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강민정 의원은 “학력 양극화, 저학력 학생들의 학력 손실에 대해 교육당국이 책임 있는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학급당 학생 수 축소 등 교육 기회균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학교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현재 1학기 원격수업에 대한 평가와 진단을 진행하고 있으며, 2학기 교육격차를 줄일 방법을 마련해 8월 중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또 “원격수업만으로는 충족할 수 없는 한계가 있어서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는 문제 등도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 부총리는 올해 수능시험에서 코로나19 확산 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전체 학교의 20% 수준이었던 수능 고사장을 50% 수준으로 늘리는 방안을 포함해 종합적인 수능 관련 대책을 마련해 8월 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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