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최소 16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성북구의 한 체육대학 입시 전문학원의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의 전국적인 확산에 따라 학생·교직원 확진자도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서울의 한 학원에서 학생 19명이 집단 감염된 사례가 나와, 당국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학원이 집단 감염의 매개가 되지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8월부터 방학에 돌입한 학교들이 많은 데다 1학기 때부터 이어져온 ‘3분의 2(수도권은 3분의 1) 등교’ 방침이 지속되고 있어, 학교에 나오는 학생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럼에도 코로나19 재유행 속에서 학생 확진자가 덩달아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 집계를 보면, 19일 하루에만 학생·교직원 50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전날(22명)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5월 등교개학 시작된 뒤 7월까지만 해도 학생 확진자는 60명 안팎이었는데, 8월11일 이후 137명이 확진되는 등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체대 입시학원에서 학생 19명이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성북구 내 지역감염이 확산되자 이 학원 원장이 수강생 60명과 강사 10명 등 전체 70명에게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11명은 아직 검사를 받지 않았거나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체대 입시학원은 학원법상 학원이 아닌 체육시설로 분류된다.
이 학원은 많은 확진자를 내고 있는 사랑제일교회 주변에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역학조사를 통해 그 감염경로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양성 판정을 받은 학생 19명이 다니는 학교가 성북·강북(5곳)뿐 아니라 동부(1곳), 중부(4곳), 북부(1곳) 등에 각각 퍼져있어서, 자칫 연쇄 감염을 불러일으킬 우려까지 제기된다.
이 때문에 성북구 체대 입시학원 사례처럼 학교보다는 학원이 학생 확진자 확산을 불러올 위험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 감염이 집중적으로 확산됐던 지난 5월에도 인천, 서울 여의도 등에서 학원 감염 사례가 나왔던 바 있다. 지난 7월 중앙방역대책본부 집계에선 ‘학원’(12.6%)이 ‘가족’(60.4%)에 이어 학생 감염의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특히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00일도 남지 않아, 고등학교 3학년들은 다른 어느 때보다도 학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것으로 우려되는 시점이다.
일단 서울·경기 지역은 관내 모든 학원들에 2주일 동안 휴원을 권고한 상태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적용에 따라 300명 이상 대형학원들은 20일부터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7월에 교육부가 파악한 내용을 보면, 300명 이상 대형학원은 서울 1820곳, 경기 1346곳, 인천 216곳 등이다.
한편 20일 기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처로 등교수업을 조정한 학교는 5개 시도에서 714곳으로 집계됐다. 기존 서울 성북·강북, 경기 양평·파주 등의 지역에 더해, 초등학생 일가족 확진이 나온 충북 옥천 등 33개교가 새롭게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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