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100일 앞둔 지난 25일 부산 대덕여자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이 수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치러지는 2021학년도 대학입학전형에서 대학 101곳이 논술고사 일정을 미루거나 면접을 비대면으로 치르는 등 애초 계획을 변경하기로 했다.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입학전형을 변경하는 대학들이 더 늘었다.
30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대학들이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입학전형 변경을 신청한 것에 대한 승인 결과를 발표했다. 대교협은 지난 7월에도 20여개 대학에 대해 입학전형 변경을 승인한 바 있는데, 코로나19 2차 유행이 번지면서 입학전형이 바뀌는 대학이 모두 101곳으로 늘었다. 수시 원서접수가 9월 말부터 시작될 계획이라, 앞으로 더 이상의 변경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면접 일정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뒤로 미루거나, 애초 이틀간 진행하기로 한 실기 전형을 3일간으로 분산시키는 등 전형 기간을 조정하기로 한 대학이 96곳으로 가장 많았다. 37개 대학은 실기고사에서 일부 종목이나 유형을 축소하거나 단계별 시험 인원을 조정한다. 수험생들 사이의 접촉 빈도를 최대한 낮추기 위한 조처다.
연세대는 애초 10월로 계획했던 수시 논술평가 일정을 수능일(12월3일) 뒤인 12월7~8일로 미뤘다. 수시 학생부종합(학종) 면접평가 등은 ‘동영상 업로드’로 대체한다. 고려대는 11월21일 하루로 예정됐던 수시 학종 면접평가 일정을 21~22일 이틀간 나눠서 진행한다. 한양대 수시 미술 특기자 전형의 경우, 학생부로만 선발하는 1단계 선발 인원을 애초 계획의 절반으로 줄였다. 2단계 실기 응시 인원을 줄이기 위해서다. 중앙대·경기대 등의 경우엔, 예체능계 수시 실기·실적 전형에서 실기시험을 비대면으로 운영하는 대신 1단계 선발 인원을 기존보다 늘렸다. 이 밖에 특기자전형에서 대회실적 인정 범위 등을 바꾼 대학이 28곳, 재외국민·외국인 특별전형에서 한국어능력시험 성적과 같은 지원 자격 등을 변경한 대학이 27곳이었다.
대교협은 “수험생 혼란이나 수험생 간 유불리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형 요소 및 반영 비율을 바꾸는 것은 되도록 승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고쳐서 승인받은 대학은, 재학생만 응시하는 지역균형선발전형에서 수능 최저기준을 기존 ‘2등급 이내’에서 ‘3등급 이내’로 완화한 서울대 한곳뿐이다. 서울대는 수능 위주 전형에서 출결·봉사활동 등으로 감점하던 기준도 이번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한편 새달 3일부터 수능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코로나19 2차 유행이 닥치면서 수능이 예정된 일정대로 치러질지도 관심거리다. 교육당국은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플랜비’(비상대응계획)를 준비하고 있으나, 현장의 혼란을 우려해 그 방향과 내용을 함구하고 있다. 교육부 담당자는 “‘플랜비’는 어떤 상황이 일어나도 최대한 모든 수험생들이 수능을 치를 수 있게 하는 계획으로, 거리두기 3단계와 반드시 연동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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