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초등학교에 지원할 때는 통학거리와 학비, 교육 프로그램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서울 중구 리라초등학교 학생들이 수업받는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코로나19로 대다수 학교들이 등교수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비가 비싼 사립초등학교의 등교일수가 국공립초등학교보다 2배 이상 많다는 분석이 나왔다.
7일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5월27일 1단계 등교수업이 이뤄질 당시 서울시내 초등학교들의 학사운영 계획을 확인해보니, 사립초등학교 38곳의 주당 평균 수업일수는 4.2일로 공립초등학교 562곳의 평균인 1.9일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등교수업 없이 원격수업만 진행할 경우 학습 격차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 상황에서 학비가 비싼 사립초와 그렇지 않은 공립초의 격차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3분의 1 밀집도 지침이 시행된 뒤로도, 일부 사립초에선 ‘긴급돌봄’ 형태로 나머지 3분의 2 학생을 전원 등교시키는 꼼수를 썼다. 9월14일, 21일, 28일 서울시내 초등학교에서 피치 못할 사정에 있는 학생들이 ‘돌봄’ 성격으로 학교에 나와 수업을 받은 ‘오전 원격수업’ 현황을 보면, 사립초는 전체 학생 가운데 14~15%가 여기에 참여했다. 반면 국공립초의 ‘오전 원격수업’ 참여율은 5~7%에 그쳤다.
사립초등학교들이 방역지침을 어겨가면서까지 이처럼 등교수업을 실시하는 데에는, 등록금과 방과후학교 비용을 포함해 한 해 1300만원에 달할 정도의 비싼 학비가 배경으로 지적된다. 2019년 기준 전체 사립초의 평균 학비는 1295만원, 국공립초는 51만원이다. 이탄희 의원실이 서울시교육청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20년 서울시 사립초 38곳의 1인당 연간 등록금은 7백만원에 달했다. 방과후학교 활동도 사립초가 훨씬 활성화되어 있다. 2019년 국공립초의 평균 방과후학교 운영 강좌 수는 54개였지만, 사립초는 89개였다. 학생 참여율도 국공립은 61%인 반면 사립초는 82%에 달했다.
이탄희 의원은 “코로나19 시대 학교 현장에서 소득 불평등이 돌봄 불평등, 교육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격차를 줄이기 위해 국공립초 학생들의 돌봄,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