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생이 매일 등교를 시작한 19일 오전 서울 금천구 문백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거리두기를 하며 등교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19일부터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초등학교 1학년의 ‘매일 등교’가 시작됐다. 학교의 등교인원 제한도 완화돼 전교생의 3분의 2 이상이 학교에 갈 수 있게 됐다. 전교생이 300명 안팎인 소규모 학교는 전교생의 매일 등교도 가능하다.
초1이 매일 등교수업을 하게 된 것은 원격수업 장기화로 인한 학습·돌봄 공백의 피해가 이들에게 가장 크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초1 자녀를 키우는 직장인 김아무개(42)씨는 “매일 학교를 가니까, 무엇보다도 아이가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반에 소속감도 생겨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원격수업을 하는 동안 일일이 끼고 챙겨줘야 하는 번거로움도 줄어 반갑다”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 초1이라도 수도권 과대학교·과밀학급은 매일 등교가 불가능한 곳이 적지 않다. 가령, 1학년 학급당 학생수가 평균 38.2명인 서울 강남구의 한 초등학교는 홀짝제를 도입해 홀수 번은 월·목, 짝수 번은 화·금 등교하고, 수요일은 원격수업을 한다. 학생수 자체가 많아, 한 학급이 한꺼번에 등교하면 교실 안 거리두기 등이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이렇게 학급당 학생수가 30명이 넘는 과밀학급이 초·중·고 합쳐 2968학급으로 전체의 8.4%를 차지한다. 학급당 학생수가 25명이 넘는 학급은 전국 평균 47.4%에 이르는데, 특히 수도권은 그 비율이 55.9%까지 오른다.
코로나19가 이른 시일 안에 종식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런 과밀학급 문제를 해소해 어떤 상황에서든 등교가 가능한 교육환경을 만들자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현재 한국의 학급당 학생수(초등 23.1명)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1.1명)을 웃돌고 있다. 교육계에선 학급당 학생수가 20명을 넘지 않아야 발표·토론이 중시되는 미래 교육과정을 소화할 수 있고, 교실 안 거리두기가 가능해 어떤 감염병 상황에서도 상시 등교가 가능하다고 본다.
이런 가운데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은 이날, 2025년까지 학급당 학생수를 20명 이하로 줄이는 데 2024~2028년 5년간 13조7293억원이 소요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학급당 학생수 감축에 필요한 재정소요액을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 의원이 국회 예산정책처에 맡겨 실시한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학급수 증가 시 재정소요 추계’를 보면, 학생수 자연감소분을 고려하더라도 초 7275개, 중 1만7881개, 고 7711개 등 3만2867개의 학급을 늘려야만 2025년 학급당 학생수가 20명이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교실 증축비 5조9091억원, 담임교사 신규 채용 등 인건비 7조8202억원을 합쳐 13조7293억원이 들 것으로 내다봤다. 강민정 의원은 “내년 교육부 예산에도 학급당 학생수 감축을 위한 예산이 편성되지 않았다. 이번 추계를 시금석 삼아, 교육부는 학급당 학생수 감축을 책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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