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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이른 아침, 서울시교육청에 수십 개의 ‘근조 화환’이 도착했다

등록 2021-04-07 09:33수정 2021-04-07 09:50

성 소수자 보호 ‘제2기 학생인권종합계획’ 반대
보수단체·학부모 명의…오태양 서울시장 후보는 “환영”
6일 아침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 성 소수자 학생에 대한 보호·지원방안을 담은 서울시교육청의 ‘제2기 학생인권종합계획(2021~2023)’에 반대하는 근조 화환이 세워져 있다(왼쪽). 이날 오후 같은 장소에서는 오태양 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2기 계획안을 환영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른쪽 사진 서울시교육청 제공
6일 아침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 성 소수자 학생에 대한 보호·지원방안을 담은 서울시교육청의 ‘제2기 학생인권종합계획(2021~2023)’에 반대하는 근조 화환이 세워져 있다(왼쪽). 이날 오후 같은 장소에서는 오태양 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2기 계획안을 환영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른쪽 사진 서울시교육청 제공

‘성 소수자 만드는 서울 인권교육 반대’(다음 세대를 위한 학부모연합), ‘탈동성애자 인권 보호하라’(영등포구 고등학생 학부모)

6일 아침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 수십 개의 근조 화환이 등장했다. 화환마다 지난 1일 서울시교육청이 처음으로 성 소수자 학생에 대한 보호·지원방안을 담아 발표한 ‘제2기 학생인권종합계획(2021~2023)’(2기 계획안)을 반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화환 설치를 주도한 국민희망교육연대 관계자는 “2기 계획안에 분노하는 교육·시민단체와 학부모들이 각자 사비를 들여 화환을 마련했고, 2기 계획안에서 성 소수자 관련 항목을 삭제할 때까지 이를 철수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국민희망교육연대는 나쁜인권조례폐지네트워크, 전국학부모단체연합,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 등 보수 성향의 교육·시민단체 30곳으로 구성돼 있다.

국민희망교육연대는 이날 오전 11시 근조 화환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성평등 대신 성평등이라는 반헌법적 표현을 사용하며 성 소수자 보호·지원을 강조하는 2기 계획안은 성장기에 있는 학생들에게 제3의 성을 공식화해 성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부추길 뿐 아니라 성적인 반목과 갈등을 양산해 교실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게 될 것이라는 학부모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같은 장소에서는 2기 계획안을 환영하는 목소리도 울려 퍼졌다. ‘동성결혼·차별금지·퀴어축제 전면지원’ 등 성소수자 관련 공약을 내걸고 출마한 오태양 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는 오후 3시께 기자회견을 열고 “성 소수자 학생들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조항을 명기한 2기 계획안이야말로 대한민국 70년 교육 역사상 가장 진일보하고 인권 친화적인 교육 방침”이라고 평가했다. 국민희망교육연대를 겨냥해서는 “헌법에 ‘양성평등’이라고 쓰여 있기 때문에 제3의 성인 성 소수자 학생 보호 내용은 반헌법적이라고 호도하고 있지만 헌법 정신은 모든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최우선 가치로 여긴다”고 비판했다. 양성평등의 의미와 개념 안에 모든 성적 정체성과 성적 지향에 대한 존중이 이미 내포되어 있다는 얘기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2기 계획안을 발표하면서 “시민단체 등을 통해 성 소수자 학생들에 대한 차별·혐오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는 상황에서 이 학생들의 고통을 더는 외면할 수는 없다는 판단 아래 (1기 계획안과 달리) 성 소수자 학생 보호·지원 방안을 넣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서울 초·중·고에 다니는 성 소수자 학생들은 차별과 혐오 등으로 인권을 침해당했을 때 상담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또 서울시교육청은 학생과 교직원들의 성 인식을 개선하고 성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성 인권교육을 강화하고 각종 교육자료·홍보물에 대한 성평등 모니터링도 강화하기로 했다.

글·사진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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