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보건소에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홍제초등학교 보건교사 심연주씨의 접종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부작용) 걱정도 있지만 자발적으로 맞겠다고 했어요. 학생들을 위해서요.”
서울 홍제초등학교 보건교사 심연주(51)씨는 13일 오전 9시 서대문구 보건소를 찾았다. “오늘은 물을 많이 드세요.” 의사의 예진 뒤 심씨 왼팔 상단에 주사기가 꽂혔다. 이날 심씨를 비롯해 이 지역 보건·특수 교사 일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을 마쳤다.
전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재개됨에 따라 학교와 보육 현장의 접종시계도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희귀 혈전’ 부작용 논란으로 만 30살 미만은 대상에서 다 빠진 탓에 정책 실효성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특수교사와 지원인력 등이 동시에 접종해서 이른바 ‘집단 면역’에 준하는 효과를 기대했던 특수학교에선 20대 인력의 비중이 커서 정책 스텝이 꼬여버린 모양새다.
특수학교 종사자는 특수교사와 학생을 보조할 지원 인력의 비중이 반반이다. 서울은 특수학교 교사(특수학급 교사 포함)가 3164명인데, 이를 지원하는 인력은 3733명 수준이다. 이들 가운데 교사는 3분의 1가량이, 지원인력은 절반 정도가 접종 열외가 될 30대 미만에 해당할 것으로 추산된다. 교육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전국 특수학교 교사는 8782명이었는데, 통상 임용고시 합격 뒤 경력 3~5년 이내로 20대가 많은 특수 2급 정교사는 3104명(35.3%)이었다. 또 지원인력의 경우 군입대 연령으로 20대인 사회복무요원이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는 게 특수학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들을 포함해 2분기 접종 대상에서 제외된 30살 미만 64만명에게 접종할 대체 백신은 정해지지 않았다. 빠듯한 백신 공급 사정 탓이다. 이은경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특수교육위원장은 “30살 미만이 접종 대상에서 빠지면서 특수학교 접종 계획에 ‘엉성한 공백’이 생기게 됐다”며 “학교 종사자들의 집단 면역 형성이라는 애초 목표를 달성하기는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더욱이 등교 확대와 학교 정상화를 위해 교직원 접종 시기를 일부나마 상반기로 앞당기도록 방역당국에 여러 차례 요청했던 교육당국은 백신 불안 속에서 접종 동의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날 0시 기준 30살 미만을 뺀 특수교육 종사자, 보건교사(보조인력 포함), 어린이집 장애어린이 보육·간호 인력의 접종 동의율은 69.9%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병원급 의료기관 보건의료인의 접종초기 동의율 88%(3월4일 기준)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다.
다만 접종에 동의했던 이들이 이를 철회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원화 특수교사노동조합 대변인은 “희귀 혈전증 부작용 발표 뒤 우려가 더 커졌다는 교사들이 없진 않다”면서도 “2.5단계까지는 등교가 원칙인 특수학교 학생들은 특성상 마스크 착용이 쉽지 않고 교사 본인이 감염을 퍼뜨려선 안 된다는 책임감이 크다 보니 동의를 유지하겠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교육당국은 연일 교직원의 접종을 독려하는 모양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서대문구 보건소를 방문해 백신 접종을 하는 특수·보건 교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면서 “(더 많은)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위한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나서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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