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고교 동창 스폰서로부터 금품·향응 등을 받은 대가로 수사편의를 봐준 이른바 ‘스폰서 검사’인 김형준(51) 전 부장검사의 뇌물 사건을 직접 수사하기로 했다.
12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는 지난 6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뇌물수수)를 받는 김 전 부장검사를 정식으로 입건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이 지난달 중순 넘긴 사건을 직접 수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함께 고발된 박아무개(51) 변호사도 입건됐다.
앞서 김 전 부장검사는 중·고교 동창인 ‘스폰서’ 김아무개(51)씨의 수사편의를 봐주며 향응과 접대를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2018년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확정판결을 받은 바 있다.
이번에 공수처가 직접 수사하게 된 혐의는 2016년 검찰이 김 전 부장검사의 스폰서 의혹을 수사하며 뇌물죄를 적용하지 않고 종결한 내용이다. 당시 대검찰청은 김 전 부장검사가 검찰 출신 박 변호사에게 빌린 4천만원을 뇌물죄로 판단하지 않았다. 하지만 스폰서 김씨가 이 사건을 경찰에 고발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씨는 김 전 부장검사가 2016년 3~9월 박 변호사의 범죄혐의를 무마해 주는 대가로 3차례에 걸쳐 4천만원을 뇌물로 받았다며, 2019년 10월 김 전 부장검사를 경찰에 고발했다. 이에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는 1년가량 수사를 이어오다 지난해 10월 말, 김 전 부장검사와 박 변호사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공수처는 먼저 스폰서 김씨를 상대로 고발인 조사를 한 뒤, 김 전 부장검사와 박 변호사도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관계자는 사건 처리와 관련한 물음에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전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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