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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청소노동자가 아니라, 서울대가 인권 시험 봤어야 합니다”

등록 2021-07-15 17:26수정 2021-07-15 17:47

숨진 청소노동자 남편
“서울대, 갑질인지 뭔지 아직 모르는 듯
유족이 학교에 우격다짐하는 것처럼 비하”
15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관악학생생활관 아고리움에 사망한 청소노동자의 추모공간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15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관악학생생활관 아고리움에 사망한 청소노동자의 추모공간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우리 미화원들이 시험을 쳐야 할 것이 아니라 학교 쪽이 먼저 인권이 무엇인지, 갑질이 무엇인지를 먼저 교육받고 시험을 쳤어야 합니다.”

서울대학교 기숙사 청소노동자들이 기숙사 준공연도, 한자·영어 등의 필기시험을 봤다는 사실에 대해 숨진 청소노동자 ㄱ(59)씨의 남편 ㄴ씨가 15일 더불어민주당 산업재해 티에프(TF)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이날 오전 티에프는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사건 현장방문을 했다.

ㄴ씨는 “서울대는 ‘갑질’의 기간과 경중을 이야기하고 있다. 대학 당국과 관리자님들은 갑질이 무엇인지 아직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대는 인권이 무엇인지, 갑질이 무엇인지 먼저 알고 관리했어야 마땅하다”며 “우리는 우리 존재를 인정해달라고, 우리가 있다는 걸 인정해달라고 이야기하는데 저분들은 ‘소유’를 얘기하는 것 같다. 저희 가족이 무언가 학교에서 받아낼 수 없는 것을 우격다짐으로 받아내려는 것으로 비하하고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는 일부 서울대 관계자들이 ㄱ씨가 ‘드레스코드’ 지시에 대해 “감사합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힌 것에 대해 ㄴ씨는 “동료들은 슬퍼하고 가슴 아파하는데, 제 아내가 학교에서 하는 일들에 마치 찬성한 듯했다고 말하는 서울대의 변명을 듣고 저는 정말 모욕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말 학교가 명예를 중요시 여기다면 이제라도 무엇이 잘못됐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안 하면 되지 않은가. 바꾸면 되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ㄴ씨와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는 서울대 인권센터의 ‘직장 내 갑질’ 조사를 ‘셀프조사’로 규정하고 조사에 전면 응하지 않기로 했다. ㄴ씨는 “유족으로서 학교에서 공정한 조사가 이뤄질 것을 기대했는데, 이제는 거부한다. 서울대 안에 계신 분들이 언론에 자신의 성향을 표시하셨다”며 일부 서울대 관계자들의 발언을 겨냥했다.

유족과 노조는 이날 서울대를 방문한 민주당 산재 티에프에 노조 5명, 산업재해 전문가·노동환경 전문가·변호사·현장 노동자 등 5명, 학교 쪽 5명, 국회의원 3명 등이 참여하는 공동조사를 요구했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바로가기: “청소노동자 숨진 서울대는 ‘설국열차’…‘다른 칸’ 상황 전혀 몰라”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0367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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