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 인근에 기억공간 철거 중단을 촉구하는 펼침막이 걸려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추모공간이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 동안 서울시의회로 임시 이전한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27일부터 추모공간 내의 물품 등을 서울시의회로 옮길 예정이다.
26일 <한겨레>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세월호 유가족을 비롯한 4·16연대와 서울시의회는 이날 회의를 갖고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추모공간인 ‘세월호 기억공간’을 서울시의회(서울 중구 서소문동)로 옮기기로 합의했다. 지난 5일 서울시가 유가족에게 추모공간 철거 방침을 통보한 이후, 유가족들은 △광화문광장 공사 기간 동안 추모공간을 임시 이전할 공간 마련 △공사 이후 추모공간 위치를 의논하기 위한 협의체 구성 등을 서울시에 요구해 왔다. 그러나 26일 낮까지 서울시와 유가족 사이의 협의가 결렬되자, 서울시의회가 의회 공간 일부를 추모공간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관계자는 “추모공간 내부의 단원고 학생들의 유품과 유가족 물품 등은 27일 오전부터 유가족들이 직접 옮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광장 재구조화 공사가 끝난 이후 세월호 기억공간이 광화문광장으로 돌아올지 여부 등은 이날 논의에서 정해지지 않았다. 광장 재구조화를 주관하는 서울시가 ‘새로운 광화문광장은 어떠한 구조물도 설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유가족과의 회의에 참석한 한 서울시의회 의원은 “우선 임시 공간으로 추모공간을 옮긴다는 방안만 확정했고, 향후 추모공간을 어디에 둘지에 대해서는 서울시와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27일 오전 10시 기억공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의 계획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천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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