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재단, 세종대 ‘미공개 정보 활용 연구비 지원’ 의혹 수사 의뢰

“정보 유출 정황 있어”
기획위원 ㄱ씨, 연구책임자 교수 수사 의뢰
경찰 “자료 검토한 뒤 내사 진행할 예정”

서울 광진구에 있는 세종대학교 정문. 장필수 기자 [e-mail]

세종대학교가 정부가 지원하는 연구 과제 관련 정보를 미리 취득해 연구비 80억원을 지원받았다는 의혹을 조사한 한국연구재단(연구재단)이 “과제 공고 이전에 기획 정보가 유출된 정황이 있다”며 경찰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연구재단 감사팀은 세종대 이아무개 교수가 2017년 수행한 ‘개인 맞춤형 생활화학제품 위해 정보 제공 국민참여형 플랫폼 개발’ 사업을 놓고 감사를 진행한 뒤 “과제 공고 이전에 (사업 관련) 기획 정보가 유출된 정황이 있다. 공고 이전 기획 정보 유출에 대한 사실관계 및 범죄 혐의 확인을 위해 수사기관(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결과에 따라 필요한 행정조치 등 후속 절차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담은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다.

해당 사업은 한국연구재단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로부터 연구비를 받아 위탁 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한계레>는사업이 정식 공고되기 한 달 전 사업 핵심 요구 사항이 포함된 과제제안요구서(RFP)가 세종대에 유출된 정황이 담긴 전자 우편 등을 토대로 세종대가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사업 수주를 사전에 준비했다는 의혹을 지난 4월 제기했다. 세종대는 2017년 12월 서울대, 고려대 등 5개 신청 기관을 모두 제치고 사업 주관기관으로 최종 선정돼 과기부로부터 연구비 80억원을 지원받았다. 감사팀은 <한겨레> 보도 뒤 연구재단 내부 직원 및 세종대 관계자들을 상대로 올해 4월26일부터 6월4일까지 조사를 진행했다.

감사팀은 정보 유출이 연구재단 내부 직원이 아닌, 과제제안요구서 작성에 참여한 외부 기획위원에 의해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과제제안요구서 작성에는 대학교수 6명이 참여했다. 감사 보고서는 ‘조치 사항’으로 “사업 기획회의에 참여한 기획위원이 형법 제314조(업무방해)등을 위반해, 과제 공고 이전 기획 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있는지 범죄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책임자 이아무개 교수와 외부 기획위원 ㄱ씨를 수사 의뢰했다”고 적시했다. 또 정보 유출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연구비 환수 △기획 업무에 대한 비밀 유지 의무 강화 △관련자의 국가연구개발사업 참여제한 등의 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감사팀은 지난 11일 서울 광진경찰서에 감사 관련 서류를 제출하고 수사 의뢰를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의뢰가 들어왔으니 자료를 검토한 뒤 내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필수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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