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룡 경찰청장이 5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에 대한 늑장 수사 질타를 받자 “초기 판단이 잘못됐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청장은 경찰이 올해 4월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대장동 의혹의 핵심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임원들의 수상한 자금인출 내역을 통보받고도 5개월이 지나 본격적인 관련자 조사에 나선 것을 두고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초기 판단이 잘못된 점에 대해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금융정보분석원의 통보 자료를 초기 대응에 적극적이지 못했던 부분은 저희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앞으로 수사에서 국가수사본부장이 직접 장악해 책임 수사 지휘하면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주도적으로 철저하게 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금융정보분석원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전달받은 서울 용산경찰서는 약 5개월간 입건 전 조사(내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초기에 해당 자료를 일반적인 사건으로 보고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용산경찰서에 사건을 배당했다는 입장이다. 화천대유 의혹이 커진 뒤 경찰은 9월부터 관련자를 불러 참고인 조사를 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달 28일 화천대유와 관련된 의혹 사건들을 모두 경기남부경찰청에 배당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여야 가리지 않고 정부의 수사 효율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검찰과 경찰이 같은 사안을 수사하면서도 두 기관이 협조를 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와 관련 김 청장은 “협의를 통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 수사처럼 전 정부 합동수사본부 설치도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국감에서 각자 상대의 유력 대권 주자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며 맞서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장모가 연루된 부동산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해야 한다고 맞섰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바로가기:
윈윈 국감?…‘대장동 특검 마스크’ 벗자 ‘윤석열 X파일 증인’ 철회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1390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