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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대장동 원조 개발업자’가 말하는 남욱·정영학 스토리

등록 2021-10-12 04:59수정 2021-10-12 11:29

2009년 대장동 민간 개발을 추진했던 씨세븐 쪽에서 작성한 개발 이후 대장동 조감도.
2009년 대장동 민간 개발을 추진했던 씨세븐 쪽에서 작성한 개발 이후 대장동 조감도.

민관 합작으로 이뤄진 대장동 개발 과정을 들여다보면 그보다 앞선 2009년 추진된 민간개발 등장인물들이 고스란히 등장한다. 과거 주민제안사업 방식으로 대장동 민간개발을 추진했던 이강길 전 씨세븐 대표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인물들이 공공개발 외피를 쓰고 그대로 화천대유 등에 참여해 배를 불렸다”고 말했다.

부동산개발업체 씨세븐을 운영했던 이 전 대표는 2009년부터 대장동 민간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자산관리회사 대장에이엠시(AMC)를 만들어 대기업 건설사 출신인 김아무개씨를 대표로 영입하고, 현재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을 자문단으로 뒀다.

당시 대장에이엠씨가 작성한 ‘대장동 사업현황 CEO 보고’ 문서를 보면, 남 변호사, 정 회계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3억원 뇌물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정아무개씨, 천화동인 6호에 참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조아무개씨 등이 모두 등장한다. 문서에는 이들이 “인허가 라인 구축, 금융 관련 업무 등 주요 의사 결정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적혀 있다.

이 전 대표는 “정영학은 대장동 개발 사업을 검토했던 2008년부터 알았다. 도시개발전문가이면서 회계사로 숫자에 강한 친구라 사업틀을 잘 잡았다. 그가 하나하나 내 옆에서 도우면서 지주작업(땅주인을 설득해 매매계약·동의를 받아내는 과정)을 했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를 만난 것은 2009년 12월초였다고 한다. 이 전 대표는 “남욱은 지인을 통해서 건너건너 소개 받았다. 당시 엘에이치 (LH)가 대장동 개발을 맡겠다고 해서 국회 쪽에 민원을 계속 넣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2008년 한나라당 중앙청년 부위원장으로 활동했던) 남 변호사의 경우 국회 국토위원회 보좌관들과 친분이 있었고, 변호사라 법률 자문도 가능해 영입했다”고 말했다.

현재 대장동 개발 의혹 핵심인물인 정 회계사와 남 변호사는 이처럼 씨세븐을 통해 이 사업에 처음 발을 들이게 됐다는 것이다. 유 전 본부장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받는 정아무개씨 역시 자문단 소속이었다. 이 전 대표는 “정씨는 대출을 해 준 저축은행 쪽에서 소개해 등기 업무를 하고 수수료를 받았다. 일종의 자문 용역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정씨도 대장동 사업에 참여하려고 했지만 개발 사업이 지체되면서 위례에 먼저 뛰어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대장동 개발에 앞서 있었던 위례 개발 사업 과정에서 화천대유와 유사한 형태의 위례자산관리 대주주로 참여해 개발 이익을 받았다. 정씨는 이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3억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장에이엠시에서 2010년 1월 작성된 ‘대장동사업현황CEO보고100104’ 문건. 당시 문건에는 현재 대장동 개발 의혹의 핵심인물이 상당수 등장한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과거 씨세븐 쪽에 저축은행 대출을 알선했던 조아무개씨 역시 대장동 개발에 다시 등장한다. 이 전 대표는 “2009년 부산저축은행장 친척인 조씨를 자문으로 삼고 그가 운영하는 업체에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업무 대행 명목으로 용역비를 줬다. 하지만 사실 해당 용역비는 부산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위한 알선료의 성격이었다”고 했다. 조씨는 이처럼 불법 대출 알선 명목으로 10억3천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2015년 수원지검 수사를 받은 뒤 기소돼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후 화천대유 초기 투자금 유치에 도움을 주는 방식 등으로 다시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조아무개 변호사가 실소유주인 천화동인 6호에 조씨 역시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민간개발 추진을 청탁하기 위해 돈을 건넸던 시의원이 화천대유 부회장으로 다시 등장하기도 한다. 2010년 당시 대장에이엠시의 정 회계사 등은 당시 성남시의회 최윤길 의장에게 현금 1억원을 전달했다. 최 의원은 2014~15년 대장동 로비 수사 진행 과정에서 뇌물 혐의로 입건됐지만, ‘화를 내고 돈을 돌려줬다’는 취지의 소명을 통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 전 대표는 2010년 중반 이후부터 자신이 개발 사업에서 배제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당시 인허가와 같은 대관·로비 업무를 맡았던 정 회계사 등 자문단들이 의도적으로 자신을 배제해 사업 자체를 가져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토지를 상당수 확보하고 공공기여 방안을 추가해도 성남시에서 인허가를 내주지 않아 시에 민관 공동개발을 하자는 제안도 먼저 했다. 그런데 그 무렵 ‘이강길이 하면 절대 이 사업 못한다’라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다. 주민제안사업의 경우 대출을 해 준 은행권과 토지주들이 모여 구성한 추진위원회의 힘이 가장 세다. 결국 내가 대표로 계속 있으면 사업이 진행되지 않을 것 같아 2010년 11월 자문단 중 한명이었던 조씨에게 씨세븐 주식을 넘겼다. 사실 당시는 외형적으로만 대주주를 바꾼 것이었지만, 이후 우여곡절을 거쳐 결국 남욱이 씨세븐의 실제 대표가 됐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대장동 개발 비리 수사 당시 뇌물공여와 횡령 혐의 등이 인정돼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사업추진 과정에서 잘못된 행동을 한 것에 대해서는 후회하고 반성한다. 그 이유로 3년 수감생활을 하면서 죄값을 치렀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민간개발 추진 때 대관 업무를 맡았던 이들이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초과 이익 환수 조항 삭제로 천문학적 이익을 가져간 개발이 되고 말았다. 이러한 계획이 2010년부터 준비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 정도”라고 했다.

<한겨레>는 이 전 대표의 주장에 대한 반박을 듣기 위해 정 회계사를 비롯한 사건 관계자들에게 여러차례 연락을 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거나 답변을 거부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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