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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 막바지…“김건희 소환만 남았다”

등록 2021-11-08 13:39수정 2021-11-17 09:33

도이치모터스 전시장. 도이치모터스 누리집 갈무리
도이치모터스 전시장. 도이치모터스 누리집 갈무리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5일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확정되면서 본격적인 대선 검증 무대에 서게 됐다. ‘권력에 맞선 공직자’ 이미지를 극대화하며 검찰총장직을 던진 지 8개월만에 야권 대선 주자가 됐지만, 그가 넘어야할 산은 여전히 적지 않다.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 등 윤 후보 자신을 둘러싼 의혹도 변수지만, 특히 아내 김건희씨를 향한 검찰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최대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만간 김씨가 윤 후보의 ‘조력자’로서 대중 앞에 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대선 판도는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총정리했다.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의 핵심은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시세조종을 통해 주가를 조작하는 과정에 김씨가 주식과 자금을 대고 차익을 봤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부장 조주연)는 권 회장이 2010~2011년 주가 조작꾼들과 공모해 회사 주가를 조작한 것으로 보고 1년7개월째 수사를 이어오고 있다. 김씨는 당시 주식 시세조종 과정에 돈을 대는 ‘전주’ 역할을 하고, 2012년 도이치모터스의 신주인수권을 헐값에 사들여 막대한 차익을 남기고 되팔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사건 수사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이 지난해 4월 김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이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수사지휘에서 배제하는 내용의 수사지휘권을 발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지부진한 수사가 이어졌고, 두 차례 재배당을 거쳐 반부패강력수사2부가 이 사건을 맡았다. 이후 윤 후보가 지난 3월 전격 사퇴하면서 수사는 새국면을 맞았다. 지난 7월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는 수사팀에 금융범죄 수사 경력이 많은 박기태·한문혁 부부장검사가 새로 합류하기도 했다. 한 부부장검사는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던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에서 ‘신라젠 주가조작’ 사건 등을 수사했고, 박 부부장검사는 같은 검찰청 기업·금융범죄를 전담한 형사6부에서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횡령·배임 수사를 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는 지난 10월부터 급물살을 탔다. 검찰은 지난 10월 도이치모터스 본사를 압수수색해 내부 전산 자료 등을 확보했고, 같은 달 25일 이른바 ‘주가조작 선수’로 불리는 이아무개씨와 김아무개씨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지난 2일에는 의혹의 핵심인 권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권 회장이 도이치모터스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로 근무하며 주가를 높이기 위해 회사 내부 정보를 유출하고, 주가가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주가를 조작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권 회장 일가의 횡령 및 배임 정황을 파악했는데, 이날 조사에서 관련 혐의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본사 압수수색은 물론 권 회장 등 이 사건 관련 주변 조사를 거의 끝내면서, 수사는 사실상 막바지에 접어든 모양새다. 윤 후보의 아내 김씨의 소환조사만 남았다는 전망이 검찰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다. 김씨가 주가조작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소환조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최종 확정된 만큼, 검찰로서는 김씨의 소환 일정을 조율하는데 정치적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윤 후보는 물론 국민의힘쪽에서 ‘야당 대선후보 탄압’ 프레임으로 역공을 펼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김씨가 대표로 있는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의 대가성 협찬 수수 의혹도 검찰 수사 대상이다. 이 업체의 대기업 협찬사가 2019년 6월 윤 후보가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뒤 4곳에서 16곳으로 급증했는데, 이는 윤 후보를 의식한 ‘보험용’이나 ‘뇌물성’ 협찬일 수 있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김씨는 ‘조력자’로서 조만간 대중 앞에 설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 스스로도 “본선에 들어가면 아내 역시 일정 부분 대선 후보 아내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다만, 검찰 수사에 따라 김씨의 등판 시점은 판가름날 전망이다. 여당도 그동안은 윤 후보 개인에 초점을 맞춰 공세를 이어왔지만, 본선에는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 등 가족 비리를 집중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의 장모 최아무개씨 사건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박규형)는 윤 후보 장모 최씨의 모해위증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이 사건은 2003년 서울 송파구 스포츠센터 매매과정에서 생긴 이익금 53여억원 분배를 두고 최씨와 동업자 정대택씨가 분쟁이 생겼고, 이 과정에서 최씨가 법무사 백아무개씨를 매수해 이익금을 가로채고 법정에서 거짓 증언을 시켰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지난 1일 정씨를 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최씨 모해위증 혐의 공소시효가 오는 13일 만료되는 만큼, 검찰은 조만간 이 사건 관련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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