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 사건 핵심 인물인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을 다시 불러 조사한다.
9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는 10일 손 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2일 손 검사를 불러 13시간가량 조사한 바 있다. 손 검사는 당시 조사에서 범여권 인사 등에 대한 고발장 작성·전달 등 자신을 둘러싼 혐의를 모두 부인했으며 공수처도 손 검사 혐의를 입증할만한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당시 고발장 작성자를 특정해 질문하지 않았던 공수처는 ‘손준성 보냄’으로 표기된 텔레그램 메시지를 근거로 고발장과 관련 자료의 전달 경위 등을 추궁했다고 한다.
손 검사에 대한 조사를 마친 공수처는 지난 5일 대검찰청 감찰부를 압수수색하며 물증 확보에 주력해왔다. 최근에는 지난해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손 검사 지휘를 받은 검사들을 추가 입건하기도 했다. 공수처는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추가 물증을 바탕으로 손 검사 혐의 입증에 주력하는 한편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지난달 22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판사 사찰 문건’ 의혹과 관련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입건한 공수처가 관련 문건을 작성한 곳이 수사정보정책관실이라는 점에서 손 검사를 상대로 관련 사안을 조사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9일 손 검사 변호인인 박사의 변호사는 공수처 수사 진행 과정에서 발생한 심각한 인권 침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주임검사인 여운국 차장 등 4명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공수처는) 변호인에게 ‘공격적으로 나온다’, ‘눈을 똥그랗게 뜨고 말한다’ 등 비상식적인 언행으로 일관했고 조사과정에서 피의자 진술 기회를 제한하는 등 억압적인 행태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전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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