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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며칠 전부터 기다려”…기름값 바로 내린 전국 알뜰·직영주유소 ‘들썩’

등록 2021-11-12 17:22수정 2021-11-12 19:21

12일부터 ‘6개월 유류세 인하’ 시작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가 시행된 12일 서울 금천구 알뜰 명보 주유소에 유류세 인하 조치가 반영된 가격표가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가 시행된 12일 서울 금천구 알뜰 명보 주유소에 유류세 인하 조치가 반영된 가격표가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오늘부터 휘발유 가격을 내린다는 소식에 며칠 전부터 주유를 미루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왕이면 광주에서 가장 싸게 기름을 채우려고 찾아왔습니다.”

12일 오후 3시께 광주광역시에서 휘발윳값(1리터당 1594원)이 가장 싼 대원 강변주유소를 찾은 이동훈(37)씨가 이렇게 말했다. 이날부터 정부가 유류세를 6개월간 한시적으로 20% 인하하면서 곧장 가격을 낮춘 전국 정유사 직영주유소와 알뜰주유소들은 기름을 넣으려는 차들로 북적였다.

강원도 춘천시 동내면의 한 알뜰주유소는 아침 일찍부터 차량 행렬이 끊이질 않았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등록된 춘천지역 78개 주유소 가운데 가장 저렴했기 때문이다. 이 주유소는 이날부터 휘발유 가격을 리터당 1615원으로 내렸다. 이는 전날에 견줘 170원이나 저렴한 가격이다. 이 주유소 대표 이아무개(51)씨는 “유류세 인하분은 164원(휘발유)이지만 고통분담 차원에서 조금 더 내렸다. 덕분에 아침부터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으며, 평소에 견줘 매출도 2배 이상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2일 오후 경기 용인시 처인구 마평동에 있는 알뜰주유소는 유류가 인하 소식에 새벽부터 손님이 줄을 이어 탱크에 보관된 재고 유류가 모두 소진됐다. 이정하 기자
12일 오후 경기 용인시 처인구 마평동에 있는 알뜰주유소는 유류가 인하 소식에 새벽부터 손님이 줄을 이어 탱크에 보관된 재고 유류가 모두 소진됐다. 이정하 기자

이날 오후 4시께 경기 용인시 처인구 마평동의 한 알뜰주유소(경동알뜰주유소)에는 ‘재고소진’이라는 알림판이 놓여 있었다. 새벽부터 몰려든 손님들로 탱크에 저장된 이틀치 재고 유류가 모두 바닥났기 때문이다. 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전날 1778원에서 이날 0시부터 1620원으로 낮아졌다. 경기도내 알뜰주유소 평균 휘발윳값이 1784원(11일 기준)에서 리터당 164원을 내린 것이다. 경유도 리터당 1584원에서 1468원으로 116원 내렸다. 헛걸음하고 돌아가는 차량도 많았다. 김은규 소장은 “탱크에 저장된 재고 83드럼(약 1만6천리터)가량이 모두 소진됐다. 유류 공급을 신청했는데, 주문이 밀려 있어서 오늘은 어렵다고 하더라”라고 했다.

서울 성북구 보문동의 한 정유사 직영 셀프주유소도 평소보다 2~3배 이상 차량이 많았다. 가장 바쁜 피크 시간대가 아닌데도 주유소 출구로 차가 한 대 빠져야, 입구로 차가 한 대 들어오는 식이라 결제가 밀리지 않도록 주유소 사장과 직원이 바쁘게 움직였다. 주유소 직원 ㄱ씨는 “오전에만 평소 하루치를 다 팔았다”고 말했다. 승용차를 끌고 이 주유소에 기름을 넣으러 온 성북구 주민 조용집(47)씨도 “그간 비싸서 유류세가 내려갈 때까지 버티다가 오늘 가격이 떨어졌길래 나왔다”고 말했다.

정부의 한시적 유류세 인하 조치 시행 첫날인 12일 오전 유류세 인하분이 적용된 서울 시내의 한 알뜰 주유소 앞이 차량들로 붐비고 있다(왼쪽 사진). 반면 같은 날 유류세 인하분이 미적용된 서울 시내의 한 자영 주유소는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한시적 유류세 인하 조치 시행 첫날인 12일 오전 유류세 인하분이 적용된 서울 시내의 한 알뜰 주유소 앞이 차량들로 붐비고 있다(왼쪽 사진). 반면 같은 날 유류세 인하분이 미적용된 서울 시내의 한 자영 주유소는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알뜰이나 직영주유소와 달리 상당수 일반 주유소는 유류세 인하 전에 받은 기름을 제때 소비하지 못해 가격 인하 대열에 동참하지 못했다. 보문동 셀프주유소 바로 옆 일반 주유소는 휘발윳값이 1725원으로 직원은 의자에 앉아 휴대전화를 보고 있을 정도로 한산했다. 춘천시 동면에서 일반 주유소를 운영하는 엄재철(55) 대표는 “유류세 인하 소식에 일주일 정도 손님 발길이 뚝 끊어졌다. 이 때문에 유류세 인하에 맞춰 가격을 낮추려고 재고를 관리해왔는데 아직 재고 물량이 상당히 남았다. 다른 곳에서 다 내리니 어쩔 수 없이 60원(휘발유) 인하했고, 유류세 인하분을 온전히 반영하려면 다음주나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종호 한국주유소협회 강원도회 사무국장은 “기존 재고를 빨리 처리해야 유류세 인하분만큼 기름값이 내릴 수 있는데 알뜰이나 직영과 달리, 상당수 일반 주유소는 재고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유류세 인하 소식과 가격 경쟁 탓에 무작정 가격을 내리지 않을 수도 없으니 상당수 업체가 손해를 보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인하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말했다.

박지영 박수혁 이정하 김용희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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