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와 아내 김건희씨. 한겨레 자료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 연루 의혹이 제기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첫 재판에서 가담자 한 명이 관련 혐의를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유영근) 심리로 19일 열린 이 사건 첫 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주가조작 관련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는 증권회사 출신 김아무개씨의 변호인은 “관련 혐의를 대체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검찰 수사 기록) 열람 등사를 마치지 못해서 검토가 필요하다”며 다음 기일에 구체적인 의견을 밝히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이 사건은 통상의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보다 공소장이 간략하다. 검찰이 보안유지, 추가수사 등을 해야 해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증거조사 일정 등을 계획하는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들의 출석 의무가 없지만, 이날 재판에는 지금까지 기소된 3명의 피고인이 모두 법정에 나와서 검사의 기소요지 진술과 피고인들의 인부(인정·부정) 의견을 묻는 절차까지 진행됐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2010~2011년 주식시장에서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김씨 등 주가조작 세력과 결탁해 회사 내부 호재성 정보를 흘려 주식 매매를 유도하는 등 방법으로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는 돈을 대는 ‘전주’ 역할을 한 의혹을 받는다. 이와 관련해 윤 후보 쪽은 김씨가 권 회장 소개를 받아 주식투자를 했다가 손해를 봤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재판에서 김씨를 제외한 피고인들은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주가조작 ‘선수’인 이아무개씨와 또다른 김아무개씨의 변호인들은 모두 “공소사실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아서 방어권 행사가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검찰은 최근 구속된 권오수 회장을 다음달 초에 기소한 뒤 이날 재판과 병합을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할 예정이다. 이후 공소장에 구체적인 내용을 추가해 공소장 변경 신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다음달 14일에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첫 정식재판은 내년 1월21일 오전에 열 예정이다.
최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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