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7000명을 넘긴 지난
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한 관계자가 오전 검사 조기 마감을 알리는 손팻말을 들고 시민들에게 안내하고 있다. 낮 12시부터 소독시간에 들어가는 이 선별진료소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 오전 11시부터 조기 마감 안내에 들어갔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오후 접수 끝났습니다. 저녁 접수는 7시에 있으니까 6시부터 오셔서 기다리셔야 합니다!”
코로나 신규환자가 7000명을 돌파한 지난 8일 오후 3시20분, 서울 마포구 마포구청 앞 선별진료소 입구에 ‘코로나19 검사 접수마감’이라는 팻말을 든 직원들이 갈라진 목소리로 같은 말을 반복했다. 오후 3시에 시작된 코로나19 검사 접수가 20분 만에 마감된 것이다. 잠깐 사이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찾아온 사람 10여명이 허탕을 쳤다. 마포구청 건물 1, 2층 계단은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는 시민 70여명으로 북적였다.
최근 강화된 방역패스 제도로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확인서를 필요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오미크론 변이까지 확산하는 까닭에 서울 내 선별진료소는 코로나 검사를 받고자 하는 시민들로 북새통이다. 검사 인력들은 업무 폭증으로 인력난을 호소하고, 제때 검사를 받지 못하는 시민들은 불만을 토로한다.
택시기사 김완진(62)씨는 “오늘만(8일) 코로나 검사한다며 보건소 가는 손님을 6명 태웠다”며 “방역패스를 강화하고서부터는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간다는 승객이 더 많아졌다. 가는 선별진료소마다 줄이 꽈배기처럼 길더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 서대문구보건소 앞 선별진료소는 오후 5시 기준으로 대기번호 800명을 돌파했다.시민들은 늘어난 확진자 수에 불안감을 표했다. 서대문구보건소에서 검사를 기다리던 김준호(20)씨는 “확진자가 7000명을 넘었다고 해서 불안함에 검사를 받으러 왔다”며 “한 시간 정도 기다렸다”고 말했다. 고속버스터미널 선별진료소에서 대기하던 윤아무개(67)씨는 “대형마트에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다 보니 걱정돼서 퇴근하고 검사받으러 왔다”며 “위드코로나 이후 사람들이 아주 해이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신규 확진자수가 이틀 연속 7천명대를 기록하고 위중증 환자도 800명대 중반으로 연일 최다치를 경신하는 등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 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강대역 앞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 시민들이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코로나 검사를 위해 찾은 10대들 사이에서는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방역패스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앞서 정부는 8주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내년 2월부터 만 12~18살 청소년도 식당과 학원 등 다중이용시설 출입을 위해서는 백신 접종을 완료하거나 음성 진단 확인서가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이재준(17)군은 “기말시험 이후 백신을 맞을 예정”이라며 “친구들 모두 방역패스에 대해 불만이 있다. 부작용이 걱정되는데 백신을 맞거나, 매번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학원을 갈 수 있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 보건소와 구청 직원들은 밀려드는 시민에 인력난을 호소했다. 마포구 선별진료소 직원 이아무개씨는 “3주 전부터 검사자가 폭증했다”며 “확진자와 동선이 겹쳤다는 문자를 받고 오는 사람들이 많은데 생업까지 미루고 왔지만 검사를 못 받으니 화를 내는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우연 장현은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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