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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포토] 이 땅에 ‘또다른’ 속헹이 없도록

등록 2021-12-14 14:09수정 2021-12-14 14:28

한파 속 비닐하우스서 숨진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속헹 1주기’ 기자회견
“노동자 숙소 문제 어제오늘 일 이냐…한순간도 그들 위한 숙소 없었다”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민주노총과 이주노조 주최로 ‘이주노동자 숙식비 징수지침 폐기 및 이주노동자 기숙사 종합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우다이 라야 이주노조 위원장의 손에 1년 전 세상을 떠난 이주노동자 속헹 씨의 영정사진 들려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민주노총과 이주노조 주최로 ‘이주노동자 숙식비 징수지침 폐기 및 이주노동자 기숙사 종합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우다이 라야 이주노조 위원장의 손에 1년 전 세상을 떠난 이주노동자 속헹 씨의 영정사진 들려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캄보디아 출신 이주노동자 속헹 씨가 지난해 12월 20일 영하 16.6도의 날씨에 경기도 포천 한 농장의 숙소용 비닐하우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지 1년 여가 지났지만 냉혹한 현실은 올 겨울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이주노동자노동조합(이주노조)는 14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주노동자들에 지급하는 임금에서 식비, 숙박비를 공제하도록 하는 고용노동부의 행정 지침을 폐기하고 최저임금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우다이 라야 이주노조 위원장의 두 손에는 속헹 씨의 영정사진이 들려 있었다. 그는 “이주노동자들의 숙소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 들어온 순간부터 한순간도 그들을 위한 제대로 된 숙소는 없었다. 한국 경제 발전을 위해 곳곳에서 기여한 이주노동자들이 여전히 비닐하우스나 컨테이너처럼 냉난방 시설도, 화장실도 갖춰지지 않은 공간에서 살고 있다. 이런 열악한 숙소가 이주노동자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더 이상 속헹 씨와 같은 죽음이 생겨선 안 된다. 한국 정부는 이주노동자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시급히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구체적인 개선방안으로 ▲임시 가건물 기숙사 금지 ▲공공에 의한 기숙사 설립 ▲ 숙식비 징수지침 폐지 ▲숙소 모니터링 및 관리감독 강화 등을 제시했다. 참가자들은 이 중에서도 “무엇보다 열악한 숙소를 제공하면서 이주노동자에게 1인당 월 수십만 원을 요구하는 ‘숙소비 징수지침’을 폐지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가 2017년 발표한 ‘외국인근로자 숙식 정보 제공 및 비용 징수 관련 업무지침’은 농촌 지역 이주노동자들에게 비닐하우스 등 열악한 주거시설을 제공하면서 과도한 비용을 공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 사업주가 근로계약서에 숙식 정보를 상세히 기재하도록 하고, 표준근로계약서에 기재된 금액 범위 내에서 노동자로부터 숙식비를 징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참가자들은 고용노동부의 이 업무지침이 이주노동자의 권리 보호라는 본 목적과는 달리 현실에서는 오히려 노동 착취를 뒷받침한다고 비판했다. 현장의 사진을 모아본다.

참석자들은 이주노동자들에 대해 지급하는 임금에서 식비, 숙박비를 공제하도록 하는 고용노동부의 행정지침을 폐기하고 최저임금을 보장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참석자들은 이주노동자들에 대해 지급하는 임금에서 식비, 숙박비를 공제하도록 하는 고용노동부의 행정지침을 폐기하고 최저임금을 보장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이주노동자 7명이 생활하는 경기도 북부의 한 비닐하우스 숙소 내부에 지난 5일 망가진 가구와 고장난 가전 등 폐기물이 이주노동자들의 짐과 뒤섞여 잔뜩 쌓여 있다. 검은 차양막이 덮인 비닐하우스 천장으로 햇빛이 새어 들어온다. 포천/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이주노동자 7명이 생활하는 경기도 북부의 한 비닐하우스 숙소 내부에 지난 5일 망가진 가구와 고장난 가전 등 폐기물이 이주노동자들의 짐과 뒤섞여 잔뜩 쌓여 있다. 검은 차양막이 덮인 비닐하우스 천장으로 햇빛이 새어 들어온다. 포천/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경기도 북부 한 비닐하우스 농가의 이주노동자 숙소. 지난 5일 기준 이곳에는 4명의 이주노동자가 거주하고 있다. 박강수 기자
경기도 북부 한 비닐하우스 농가의 이주노동자 숙소. 지난 5일 기준 이곳에는 4명의 이주노동자가 거주하고 있다. 박강수 기자

우다이 라야 이주노조 위원장이 1년 전 세상을 떠난 이주노동자 속헹 씨의 영정사진을 든 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신소영 기자
우다이 라야 이주노조 위원장이 1년 전 세상을 떠난 이주노동자 속헹 씨의 영정사진을 든 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신소영 기자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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