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재사진첩] “당신들과 똑!같!이! 지하철 타고 집에 가고 싶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지하철 직접 타기 행동’ 현장

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가 ‘장애인권리를 권리답게 보장하라! 예상 없이 권리 없다!’고 적힌 몸자보를 입고 있다. 김혜윤 기자

“특별한 걸 원하는게 아닙니다. 특별교통수단 말 조차도 싫습니다. 우리도 시민입니다. 그냥 택시를 타고 싶고 버스를 타고 싶고 고속버스를 타고 고향으로 가고 싶습니다.”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하라는 외침은 새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해가 바뀌어도 관련 현실은 그대로인 까닭이다.

3일 오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은 ‘이동하고 교육받고 일하면서 지역사회 함께 살자!’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열기 위해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승강장에 모였다. 참가자들의 손에는 ‘장애인 권리예산 기획재정부 마음대로’ 등 기재부에 장애인 권리예산을 반영하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손팻말이 들려 있다. 많은 활동가들이 입은 몸자보에도 ‘장애인 권리를 권리답게 보장하라! 예산 없이 권리 없다!’는 등의 구호가 쓰여 있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이사장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지하철 직접 타기 행동’에 대해 “우리가 시위를 하면 전장연 시위 때문에 지하철이 연착되고 있다는 설명 방송만 나오고 왜 시위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안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장애인들의 권리를 지금까지 대한민국 정부가 보장하지 않았고, 기재부가 제정된 법을 지키지 않아 장애인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지하철이 잠깐 멈췄다’라고 서울교통공사가 시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모인 활동가들은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교통약자법’이 장애인의 이동권을 온전히 보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저상버스 도입 의무화에서 시외버스는 적용 대상이 아니다. 또 버스 사업자가 도로 구조·시설 등이 저상버스의 운행에 적합하지 않다고 승인받은 경우에도 저상버스 도입 의무에서 제외된다. ‘광역이동지원센터’에 국가가 설치·운영비를 지원할 수 있다는 조항도 임의조항으로 돼 있다.

휠체어를 타고 광화문역 승강장에 모인 활동가들과 손팻말을 든 비장애인 활동가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10명씩 광화문역 1-1 승강장에서 열차에 탑승하고 나서 다음 역에서 내렸다가 다시 타는 방식을 반복하며 여의도역까지 이동했다. 본격적인 행동에 돌입하기 전 전 발언을 하던 문경희 세종보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이 마이크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똑같이, 같이 좀 살자구요. 시민으로 인정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장애인 이동권 보장 촉구 시위를 위해 3일 오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승강장에 모여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혜윤 기자 [e-mail]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장애인 이동권 보장 촉구 시위를 위해 3일 오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승강장에 모여 있다. 김혜윤 기자

‘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 등을 촉구하기 위해 전동휠체어를 타고 광화문역 승강장에 모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 너머로 열차 출입구 앞에 서 있는 경찰들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김혜윤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장애인 이동권 보장 촉구 시위를 위해 광화문역 승강장에 모여 있다. 김혜윤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장애인 이동권 보장 촉구 시위를 위해 3일 오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열차에 오르고 있다. 김혜윤 기자 [e-mail]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장애인 이동권 보장 촉구 시위를 위해 3일 오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열차에 오르고 있다. 김혜윤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이 장애인 이동권 보장 촉구 시위를 위해 3일 오후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열차에 올라 타 손팻말을 문에 붙이고 있다. 김혜윤 기자

김혜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