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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벽면·기둥 곳곳 쪼개져…광주아이파크 지하층도 부실공사 했나

등록 2022-01-15 04:59수정 2022-01-15 11:49

전문가들 “매우 위험하고 믿기지 않는 수준”
현대산업개발 “전체 구조에 크게 영향 없다”
지난해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지하층 기둥의 콘크리트 철근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독자 제공
지난해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지하층 기둥의 콘크리트 철근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독자 제공

최근 붕괴사고로 노동자 6명이 실종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과정에서 지하층 벽면과 기둥 곳곳의 콘크리트가 떨어져 철근이 드러나는 등 공사 초기부터 부실공사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4일 <한겨레>가 입수한 지난해 화정아이파크 공사 내부 사진을 보면, 사고가 일어난 건물인 201동 지하 벽체에 콘크리트가 채워지지 않아 텅 비어 있거나, 건물을 받치는 기둥에서 콘크리트가 떨어진듯 밑동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이 사진은 지난해 상반기 화정아이파크 공사에 참여한 작업자가 해당 건물 지하를 촬영한 것으로, 현재 붕괴한 상층부(23~38층)뿐 아니라 기초 단계인 지하층 공사부터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지하층 벽체에서 철근이 노출돼 있다. 독자 제공
지난해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지하층 벽체에서 철근이 노출돼 있다. 독자 제공

당시 사진을 촬영한 작업자는 부실공사 실태를 발견하고 알리기 위해 자료를 주변에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정아이파크 인근 상인 박태주(58)씨는 “공사에 참여한 작업자들이 ‘부실공사가 심한 곳이니 입주해 살면 큰일 난다. 주변 사람들이 입주한다고 하면 말려라’고 말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박씨는 “지난해 9월 서구청에 지하층 공사 부실이 심해 이대로 방치하면 안 된다고 구두로 민원을 제기했는데 조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사진에 담긴 공사 모습대로라면 ‘부실시공’이라고 진단했다. 송창영 광주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콘크리트가 비어 있는데, 이런 경우 사람의 골다공증처럼 건물 내부 골조가 힘을 받는 구조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굉장히 위험한 상태”라고 말했다. 송 교수는 “전체적으로 시공 품질 자체도 지나치게 떨어진다”며 “요즘에는 이런 건설 현장이 없는데, 믿기지 않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도 “콘크리트가 철근과 붙어 있어야 하는데 안 붙어 있으니 문제”라며 “소규모 주택도 이렇게는 안 짓는다. 완전히 부실시공”라고 말했다.

지난해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지하층 공사 모습. 독자 제공
지난해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지하층 공사 모습. 독자 제공

전문가들은 부실공사를 한 시공사와 이를 사전에 점검해야 할 감리단 모두 부실시공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시공사 관리감독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지하층을 작업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지상층까지 공사했다면 전체적으로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 교수도 “공사 품질 확보를 위해 입주자들이 돈을 내 감리를 맡기는 건데, 감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오후 붕괴사고가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연합뉴스
지난 11일 오후 붕괴사고가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연합뉴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지상과 지하를 동시에 시공하는 톱다운 공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지하에는 일부 빈 부분이 발생한다”며 “이 부분은 지하 구조물에 쓰는 강도보다 1.5배 높은 강도의 콘크리트로 조치한다. 지속적으로 보강하기 때문에 전체 구조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공법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평균치 이하로 공사 품질이 떨어진 것이어서 적법하게 보강이 이뤄졌는지 명확히 규명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구청 쪽은 “관련 사진 없이 ‘지하층 공사가 부실하다’는 구두 민원이 있었고, 이후 분기 점검 때는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윤주 정대하 김용희 기자 kyj@hani.co.kr

지난해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장 지하층 벽체에 틈이 벌어져 있는 모습. 독자 제공
지난해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장 지하층 벽체에 틈이 벌어져 있는 모습. 독자 제공

지난해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지하층 공사 모습. 독자 제공
지난해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지하층 공사 모습. 독자 제공

지난해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지하층 공사 모습. 독자 제공
지난해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지하층 공사 모습.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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