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거대 양당 힘 대결에 그쳐”…대선 마지막 토론에도 ‘시민’은 없었다

등록 2022-03-03 16:27수정 2022-03-08 02:34

차별금지법·장애인·젠더 등 소수자·인권 의제 ‘실종’
양자 토론 등 깊이 있는 토론 형식 고민해야
지난 2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법정토론은 대선을 앞둔 마지막 토론회였다. 사회분야 토론으로 소수자·인권 의제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기대하고 토론을 지켜본 이들은 “거대 양당 후보의 힘 대결에 그친, 사회적 합의가 실종된 토론”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의제들이 소외되지 않으려면 토론 형식 또한 바뀌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나온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는 3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우리나라 등록장애인은 전체 국민의 5%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열린 5번의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장애인’이 언급된 시간은 단 몇분 밖에 되지 않았다. 어제(2일) 사회분야 토론을 보면서 ‘장애인에 대한 차별은 한마디로밖에 언급되지 않는 현실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거대 양당 대선 후보들의 힘 대결을 위한, 강자들을 위한 토론회에 그쳤다”고 말했다. 전장연은 이날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분야 대선 토론에서 장애인 이동권 언급을 끝내 하지 않은 윤석열, 안철수 후보를 향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누가 당선되더라도 차기 대통령은 인수위를 통해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수립하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예산 반영 계획이 인수위에서 수립되지 않을 경우 그동안 중단했던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오는 24일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표’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 의제를 외면하는 일부 후보들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최정규 변호사(원곡법률사무소)는 “이주노동자가 일터를 바꾸려면 원칙적으로 고용주의 동의를 받도록 한 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와 농장주 사이의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슈다. 지금까지 고용노동부는 이주노동자들과 농민단체들 사이의 갈등을 방관하기만 했다. 대선 후보들이 이주노동자 인권 문제와 관련해서 공약을 내고, 목소리를 내주길 바랐는데 ‘이주노동자 인권을 보호하겠다’는 공약을 내면 오히려 농민들의 표를 잃을 수 있다’고 여기는 건지 정의당 등 진보정당 외에는 이주노동자 정책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토론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두고 진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미류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는 “이번 토론은 정책이나 의제가 빠진 게 아니라 ‘시민’이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훨씬 이전부터 거대 양당은 다수 시민을 배제하는 정치를 해왔다. 차별금지법뿐만 아니라 장애인, 성소수자 권리 등 시민들의 요구가 과연 기성 정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다뤄졌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의제들이 충분히 다뤄질 수 있도록 토론 형식의 변화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2시간 동안 4명이 한꺼번에 나와서 여러 주제를 가지고 토론하는 형식으로는 사회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의제들이 충분히 다뤄지지 않을 수 있다. 차라리 양자 토론 형식으로 두 명의 후보가 번갈아가면서 토론하는 방식도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