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8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공약에 거듭 반대의 뜻을 밝혔다. 법무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업무보고가 마무리되자, 자신의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박 장관은 30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인수위에 업무보고를 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면서도 “저는 큰 틀에서 입장 변화는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수사지휘권 (폐지 반대) 입장은 변함이 없다. 수사지휘권을 없애고 예산편성권마저 독립시키면, 검찰 내부에 의한 견제와 균형, 형평성, 공정성 문제를 어떻게 담보할 것인가. 그게 안 되기 때문에 수사권 조정이나 법무부 탈검찰화, 수사지휘권이 있어온 것이다”고 했다. 이어 “법치주의와 책임행정의 원리상 어떤 기관도 견제 받지 않는 기관은 있을 수 없다. 제가 국회로 돌아가면 수사지휘권 한계나 내용, 방식을 얼마든지 논의해 볼 수 있지만, 일도양단으로 (수사지휘권을) 없애고 예산편성도 독립시키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덧붙였다.
앞서 인수위는 전날 법무부 업무보고 뒤 브리핑에서 “인수위는 장관의 수사지휘권이 검찰의 독립성·중립성을 훼손한 부분 등을 지적했고, 법무부도 이에 공감했다. 법무부는 새 정부에서 법률 개정 작업이 있으면 적극 참여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당시 법무부는 수사지휘권 폐지에 대한 구체적인 찬·반 입장은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박 장관은 이런 업무보고 내용을 두고 “저야 5월9일이면 갈 사람이지만, 우리 국·실장들은 남을 사람들이다. 그들이 처한 어려움을 십분 이해한다”고 했다. 그는 또 인수위가 ‘검찰 예산편성권 독립’ 등 법 개정이 아닌 대통령령 개정으로 공약 추진을 검토하는 것을 놓고서는 “법률에 위임 없이 어떠한 시행령을 통해 변화를 꾀하는 것은 쉬운 얘기는 아니다”라고 우회적으로 반대의 뜻을 밝혔다.
박 장관은 대검찰청이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개정 필요성을 언급한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에 대해서는 “(인수위가) 공소장 공개에 일관성을 잃었다고 지적하지만, 저 나름대로 확고한 기준을 갖고 일관성 있게 해왔다. 형사사건공개금지 현실 타당성 부분은 대검의 얘기를 한 번 들어보려 한다. 납득되는 부분이 있고 협조할 게 있으면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 규정은 2019년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 시절 만들어진 법무부 훈령으로 피의사실 공표 금지와 인권보호 차원의 수사 상황 공개금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손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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