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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검란’ 자초 불명예 퇴진 한상대 전 총장 “지난 5년 검찰 암흑기”

등록 2022-03-30 17:50수정 2022-03-30 18:24

검찰동우회장 취임
“검찰, 해방 이후 최대 위기”
한상대 전 검찰총장.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한상대 전 검찰총장.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2012년 이른바 ‘검란’을 자초해 불명예 퇴진한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검찰동우회장으로 취임하며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30일 제9대 검찰동우회 회장으로 선출된 한 전 총장은 이날 대검찰청 별관에서 열린 총회에서 취임사를 통해 “검찰에게 지난 5년은 어둠이 짙게 드리운 암흑기의 연속이었다. 공안은 무너지고 편협한 인사로 검찰 내부는 갈등과 분열의 골이 깊이 패였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로 검찰권은 두 조각이 났다. 법치의 근간인 수사지휘권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검찰은 지금 해방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새벽을 기다리는 어둠의 기사처럼 온갖 고초를 견디며 정의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하는 것 외에 다른 방도가 없다. 우리 모두 희망을 가지자”고 덧붙였다. 이날 총회에는 김오수 검찰총장을 비롯해 현직 대검 간부들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동우회는 ‘회원 상호 간의 친목과 정보교환 활동’ 등을 목적으로 1984년 조직됐다. 구성원은 전직 검사들이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이날 한 전 총장 발언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 전 총장 본인이 검찰총장 재직 당시, 초유의 ‘검란’ 사태를 자초해 검찰 위기를 불러일으킨 장본인이라는 점에서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8월 검찰총장으로 취임한 한 전 총장은 1년3개월만인 2012년 11월 불명예 퇴진했다. 그는 당시 600억원대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최태원 에스케이(SK) 회장에 대한 ‘봐주기 구형’을 지시해 내부적으로 궁지에 몰리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대검 중수부 폐지를 들고 나왔다가 후배들의 극심한 반발에 부딪혔다. 이 과정에서 중수부 폐지 문제로 의견이 맞선 최재경 당시 대검 중앙수사부장에 대한 무리한 감찰을 지시하면서 대검 참모와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등에게 기수를 막론한 광범위한 ‘용퇴’를 요구받고 옷을 벗었다. 당시 한 총장은 자신을 찾아온 검사장들이 “물러나시라”고 건의하자, “니들도 같이 나가자”고 응수했고, “그렇게는 못 하겠다”는 검사장들의 말에 “그러면 더 이상 사퇴를 얘기하지 마라”고 버티는 등 말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이런 사실을 언론에 알린 이가 서울중앙지검 특수 1부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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