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가 지난 3월10일 불승인한 세월호 참사 8주기 추모 광고. 4.16해외연대 제공
서울교통공사가 세월호 8주기 추모 지하철 광고 게재를 또다시 불허했다.
지난 3월28일 인권위가 “광고 게시 여부를 재검토하라”고 권고했지만 공사 광고심의위원회(심의위)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4.16해외연대는 서울교통공사로부터 받은 ‘제4회 광고심의결과 통보서’를 3일 공개해 공사가 다시금 세월호 8주기 추모 광고 게재를 불허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통보서를 보면, 서울교통공사는 지난달 29일 외부위원 9명이 모인 가운데 세월호 추모 및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광고를 재심의하며 “공사의 정치적 중립성에 방해될 수 있는 광고로 사료됨”이라는 이유로 게재 ‘불승인’ 결정을 했다.
이날 출석한 위원 9명 중 7명이 게재에 반대하고, 2명은 찬성한 가운데 공사는 “재심의 결과에 대해 다시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음”이라고 적어 최종적으로 해당 광고 게재가 최종 불승인됐음을 밝혔다. 공사의 광고관리규정 28조3항은 광고주가 ‘재심의 결과에 대하여 다시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돼 있다.
3일 4.16해외연대가 공개한 서울교통공사의 세월호 8주기 추모 광고 게재 재심의 결과 통보서 중 일부. 공사는 “정치적 중립 방해”를 들어 광고 게재를 다시금 불허했다. 4.16해외연대 제공
앞서 지난 3월10일 서울교통공사는 4.16해외연대가 신청한 서울 지하철 3·4호선 세월호 8주기 광고 게재를 불허했다. 당시에도 서울교통공사 심의위는 광고심의위원장 등 외부위원 9명의 ‘의견광고’ 심의에서 “공사의 정치적 중립을 방해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는 같은달 28일 4.16해외연대의 이의제기 진정을 받아들여 “광고 게시 여부를 재검토”하라는 권고 내용을 공사에 통보했다. 해당 광고에는 노란색 셔츠를 입은 학생들이 웃고 있는 모습과 함께 ‘얘들아 잘 지내니?’라는 물음을 시작으로 ‘지금도 알고 싶습니다. 왜 구하지 않았는지. 진실을 밝히는 일 살아있는 우리의 몫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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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찬 기자
ki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