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어머니의 6년
6년째, 광화문광장과 청와대 분수가 전부였던
엄마의 서울은 매일 같지만 매일 달랐습니다
6년째, 광화문광장과 청와대 분수가 전부였던
엄마의 서울은 매일 같지만 매일 달랐습니다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 오전 11시 어김없이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허재용씨의 어머니 이영문씨가 커다란 팻말을 펼치고 선다. 어느 날은 혼자, 어느 날은 연대 온 시민들과 함께. 4월부터 한 달여 동안의 시위를 기록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청와대에 구경 오는 관광객들을 보면 부럽네요. 불러줄 사람은 없어도 가야 할 곳은 있기에 시간만 되면 나와야 한다는 압박감, 희망을 걸고 기대를 하고 청와대 분수대 앞을 축 처진 어깨로 허구한 날 드나드는 것도 신물이 나는데, 저 사람들은 근심걱정이 없어 보여 부럽습니다. 어쩌다 이 모양 이 꼴이 되었을까요?(2022년 3월7일)
지나치며 묻는 사람들 얼마나 받았냐고. 내 일 아니라고 남의 자식이라고 함부로 말하지 마십시오.(2022년 2월25일)
많이 춥네요. 이렇게 다섯번째 겨울을 길바닥에서 보내며 저 하늘을 바라보니, 호의호식 누리며 날아다니는 저 요란한 저 헬기 속에선 허울 좋은 민원 1호! 5년 전 약속은 까맣게 잊으셨겠지… 아마도, 민원 1호라 해서 모르는 사람들은 해결됐을 거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기대했던 만큼 실망도 컸다가 이제 화가 치밀어 올라 열받으니 추위도 도망가네요! 혼자 쭈그리고 앉아 있는 모습이 한없이 비참하고 처량하네요.(2022년 1월11일)
오늘은 외로이 혼자서 피케팅할 생각 하고 분수대 앞을 일찌감치 나갔었지요. 그런데 생각도 못했던 서의윤 쌤이 나타나셔서 건강식품을 한보따리 갖다주시며 어머니가 건강해야 울 아들이 좋아할 거라며 잘 챙겨 드시고 건강하라고… 자식 앞세운 죄 많은 어미가 무슨 낯으로 건강해야 되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고맙습니다….(2021년 10월19일)
이영문씨가 분수대에 걸터 앉아 있다. 1시간을 꼬박 서 있는 건 일흔이 넘은 이씨에게 쉽지 않은 일이다. 백소아 기자
이영문씨가 청와대 들머리에서 팻말을 챙기고 있다. 청와대 분수대 한 켠에 1인 시위를 하는 사람들이 팻말과 간단한 소지품을 놓는다. 백소아 기자
20일 이영문씨가 팻말가방을 어깨에 메고 1인 시위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큰 팻말이 들어간 천가방은 이씨가 직접 손바느질을 해 만들었다. 백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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