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이 19일 오후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 사건 관련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한양대 사무실 의자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19일 ‘블랙리스트 의혹’을 받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장관의 한양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 하루 만의 전격 인사 발령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 직할 체제가 구축되자마자 문재인 정부 관련 수사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서울동부지검 기업·노동범죄전담부(부장 최형원)는 이날 “백 전 장관의 한양대 사무실과 한국석유관리원, 대한석탄공사 등 산업부 산하기관 6곳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백 전 장관의 자택과 사무실에서 그의 이메일 내역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백 전 장관 등이 산업부 산하기관장에 대해 사퇴를 강요했다는 의혹을 들어, 그를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이 지난 3월 산업부와 산하 자회사 8곳을 압수수색하고 이인호 전 산업부 차관 등을 피의자로 조사한 데 이어, 백 전 장관에 대한 본격적인 강제수사에 나서면서 관련 수사가 정점에 이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 전 장관은 이날 ‘문재인 정부에서 따로 지시 받은 내용이 있었냐’는 기자들 물음에 “지시받고 움직이지 않았다. 법과 규정을 준수하면서 업무를 처리했다”고 밝혔다. ‘소환조사 통보’ 여부에 대해서는 “연락 받은게 없다”고 했다.
전날 법무부가 검찰 고위직 인사를 전격 단행한 지 하루 만에 검찰이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윤석열 정부가 전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본궤도에 올리는 것 아니냔 해석이 나온다.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의 경우도 자유한국당이 지난 2019년 백 전 장관 등을 고발한 뒤 3년 가까이 묵혔다가, 대선 직후부터 압수수색과 피의자 소환 조사 등 급물살을 타고 있는 형국이다.
이밖에도 서울중앙지검과 수원지검, 서울남부지검, 서울고검 등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인사들과 관련된 각종 사건이 쌓여 있는 상태다. 전날 인사로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는 특수통 검사들이 전국 각급 검사장에 전진 배치되면서, 밀린 수사들이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냔 관측이 나온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곽진산 기자
kj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