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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집권 한달 만에 ‘문 청와대’ 겨눠…전 정권 수사 이례적 속도전

등록 2022-06-15 17:39수정 2022-06-16 02:46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 검찰수사
백운규 이어 박상혁 의원 수사…당시 청와대 ‘윗선’ 정조준
우상호 “보복수사 개시”…여가부 민주당 공약지원 수사확대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이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지법에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들어가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이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지법에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들어가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해야죠.”

대선 후보 시절 집권하면 전 정권에 대한 수사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이 집권 한 달여 만에 현실이 되고 있다. 검찰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한 야당 정치인과 정무직 관료 등에 대한 수사를 고발 내용에 한정시키지 않고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정치권력과 검찰 사이 경계가 흐려지며 ‘대통령-법무부 장관-검찰’로 이어지는 직할 체제가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동부지검(검사장 심우정)이 수사 대상을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서 당시 청와대 인사수석실 행정관이었던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 확대한 것은 ‘그 윗선’ 수사를 위한 밑작업이라고 본다. 청와대 행정관에 대한 수사는 상급자인 인사비서관, 인사수석비서관 등으로 뻗어나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박 의원은 일단 참고인 신분이지만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야권에서는 새 정권 출범 뒤 전례 없이 빠르게 진행되는 전 정권 수사를 두고 “보복수사” 등 격한 반응이 나온다. 통상 선거 과정에서 분열된 민심을 하나로 모으는 통합 행보를 하기 마련인데, 잇단 선거 승리 직후 야권에 대한 고강도 수사가 곧바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15일 “통합과 협치가 빠졌던 취임사에서 보듯 윤 대통령은 뼛속까지 검찰 디엔에이로 가득 차 있다. 이례적으로 발빠른 검찰 움직임에 정국에도 냉각기가 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모두가 예상한 대로 최측근 한동훈 검사를 법무부 장관에 임명해서 첫 번째 작품이 보복수사 개시였다”고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초반 2년간 적폐청산 수사도 정치보복이었느냐”(권성동 원내대표) “이미 문재인 정권 때부터 시작됐던 수사”(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라고 대응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초반 적폐청산 수사 상당수는 국민의힘이 여당이던 시절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촉발됐던 수사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고발한 수사를 3년간 묵히다가,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한 뒤 검찰이 곧바로 수사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검찰 수사 프로세스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검찰보고사무규칙은 국회의원 범죄 또는 정부시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만한 사건, 언론에 보도돼 사회의 이목을 끌만한 중대한 사건은 상급 검찰청장(고검·대검)과 법무부 장관에게 동시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서울의 한 검사는 “속도를 내야 할 사건이 있고, 아닌 사건이 있다.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은 촌각을 다툴 사건이 아니다. 검찰 정기인사를 앞둔 상황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수사 속도”라고 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제3차 당·정 협의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제3차 당·정 협의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박 의원이 수사선상에 올랐다는 사실이 백운규 전 장관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이 예정된 바로 전날 언론에 알려진 것도 석연치 않다. 박 의원은 참고인 단계로 아직 조사도 받지 않았다. 당사자인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수사 대상이라는 것을) 언론에 흘리고 표적 만들고 그림을 그렸던 구태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썼다. 특별수사 경험이 많은 검찰 출신 변호사는 “백 전 장관 수사가 끝이 아니고 전 정권 윗선 인사를 향한 수사가 남았다는 점을 법원에 어필하고 압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검찰은 전국 주요 검찰청이 잡고 있는 고발 사건의 우선 순위를 정해 수사 속도와 방향, 강도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처럼 문재인 정부 청와대와 민주당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건 수사는 속도전 양상이 뚜렷하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여성가족부가 민주당 공약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정영애 전 장관을 조사한 데 이어, 전 부처에 공문을 보내 특정 정당 소속 국회 전문위원 또는 정당 관계자들로부터 대선 관련 공약 개발 지원을 요청받은 사실이 있는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 부처로 수사 범위를 확대한 셈이다. 서울중앙지검은 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등이 ‘블랙리스트 사건’에 연루됐을 것이라는 국민의힘 쪽 고발 사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반면 대선 전만 해도 한껏 달아오르는 듯 했던 이재명 민주당 의원 관련 검찰 수사는 속도 조절에 나선 모습이다. 사건을 가지고 있다가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카드가 되는 셈이다. 이재명 의원은 이날 대장동 개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지난해 자신을 피의자로 특정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페이스북에 “검찰을 이용한 정치보복, 정치탄압이 시작된 듯 하다”고 썼다.

▶관련기사 : 검찰, 백운규 ‘두번째’ 구속영장 청구…문재인 청와대 수사로 향하나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46774.html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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