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환 전 남부지검장이 21일 오후 검찰 인사위원회가 열리는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 도착해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과천/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윤석열 정부의 첫 검찰 정기인사가 22일께 단행될 예정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지난달 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 뒤 단행한 인사와 동일하게 ‘윤석열 사단’ 특수통 검사들이 주요 보직에 중용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법무부는 21일 오후 3시께 정부과천청사에서 검찰인사위원회를 열고 인사 기준과 대상 등을 논의했다. 한동훈 장관은 지난달 18일 장관 취임 이튿날 단행한 법무·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검찰인사위를 건너뛰고 주요 보직 인사를 해 ‘패싱’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지난달 임기를 마친 ‘비검찰’ 전지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대신해 권익환 전 서울남부지검장이 새 인사위원장으로 위촉됐다. 이날 오전 ‘좌천용 자리만들기’ 의심을 받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증원 등 직제개편을 위한 대통령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검사장급 인사와 차장·부장검사급 중간간부 인사까지 순차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인사위원회 위원들이 21일 오후 검찰인사위가 열리는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 도착해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혜욱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연복 변호사, 명재진 충남대 로스쿨 교수, 예세민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 권익환 전 서울남부지검장. 과천/신소영 기자
검찰 안팎에선 사법연수원 28~29기 윤석열 라인 검사들이 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주요 보직에 중용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고검장 자리는 법무연수원장과 대구고검장, 부산고검장 등 세 자리가 비어있다. 검사장급 자리는 한동훈 장관이 맡았던 사법연수원 부원장, 이날 박찬호 검사장이 퇴임하며 공석이 된 광주지검 자리가 비어 있다. 이미 사의를 밝힌 김관정 수원고검장, 이정수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사표가 수리되고,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정원이 5명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최대 12명까지 검사장 승진이 가능한 상황이다.
한동훈 장관은 전날 기자들을 만나 “장관이 바뀌었고 총장도 바뀌어야 할 상황이다. 공석이 많이 났다. 당연히 큰 폭의 인사를 할 것”이라며 대규모 인사를 예고한 바 있다. 검사장 승진 대상자로는 신응석 서울고검 검사(28기), 이진동 서울고검 감찰부장(28기), 신봉수 서울고검 검사(29기) 등이 꼽힌다. 모두 특수부 출신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부장검사로 근무했던 이들이다. 중간간부 인사에서도 특수통 검사들의 약진이 예상된다. 법무부가 검찰의 직접 수사 기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조직 개편을 한 상황이라, 서울중앙지검 등 일선청 주요 부서에 특수통을 배치해 수사 상황을 촘촘히 챙길 것이란 관측이다.
반면 문재인 정부 당시 주요 보직을 맡았던 검사들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등 한직으로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 한 장관은 지난달 인사에서도 문재인 정부에서 중용됐던 이성윤 서울고검장,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 이정현 대검찰청 공공수사부장,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을 모두 연구위원으로 발령낸 바 있다.
차기 검찰총장 운신 폭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검찰총장 자리가 빈 상태에서 총장 참모진인 대검찰청 부장들(검사장) 인사까지 한 장관이 좌지우지하는 모양새기 때문이다. 전날 한 장관은 “검찰총장이 와서 자리를 잡기까지 실제로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산적한 현안이 굉장히 많다. 검찰총장을 임명한 뒤에 대검 간부들을 인사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현 상황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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