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2021년 10월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윤석열 검찰총장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실에 있으면서 ‘고발사주’ 의혹 고발장 작성 및 전달에 관여한 것으로 지목된 검사들이 이번 검찰 인사에서 주요 보직을 맡게 됐다. 특히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은 다음 인사에서 검사장 자리를 바라볼 수 있는 주요 보직에 임명됐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친소관계’에 따라 결정되는 검찰 인사의 단면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무부는 28일 2022년 하반기 검사 인사를 통해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을 서울고검 송무부장으로 발령냈다고 밝혔다. 손 검사는 윤석열 검찰총장 당시 총장의 ‘눈과 귀’로 불리는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을 역임했다. 손 검사가 보임하게 된 서울고검 송무부장은 ‘노른자’ 보직은 아니지만 검사장 승진을 바라볼 수 있는 자리로는 인식된다. 국가가 당사자인 소송을 수행하고, 국고손실 환수 사건 등 주요 사건을 지휘하는 역할을 맡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검사장급으로 분류돼 차관급 예우를 받기도 했던 자리다.
당시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손 검사와 함께 근무하며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보냈다는 고발장을 직접 작성한 것으로 의심받았던 성아무개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장으로 발령났다.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 부장은 검사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주요 보직이다. 성 검사는 이른바 ‘판사사찰 문건’을 스스로 작성했다고 밝히며 “불법사찰이 아닌 정상적인 업무수행이었다”고 말한 검사이기도 하다.
법조계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친소관계에 따라 인사가 결정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같은 피의자지만 이성윤 고검장 등은 법무연수원으로 좌천된 반면, 손 검사는 국가소송을 지휘하는 자리로 ‘영전’ 했다. 대통령과의 친분에 따라 이뤄진 인사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앞서 이뤄진 검사장급 인사에서 이성윤 전 서울고검장, 심재철 전 남부지검장 등 문재인 정부 당시 중용했던 검사들을 잇따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 발령한 데 대해 “최근 감찰이나 수사로 인해 그 상태(수사·재판 대상)가 지속되는 고위급 검사 수가 늘었다. 그런 분들이 직접 국민을 상대로 한 수사나 재판을 하도록 두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재판을 받고 있는 손준성 검사에 주요 보직을 맡긴 것과 모순되는 설명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앞서 손 검사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당시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을 국민의힘 쪽에 전달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지난 27일 열린 첫 재판에서 손 검사는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전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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