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 설치된 윤석열 대통령 등신대 옆에서 한 시민이 사진을 찍고 있다. 고병찬 기자
“청와대 관광 온 기념이기도 하고, 대통령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 같이 사진 찍었죠.”
경북 포항에서 올라왔다는 등산복 차림의 60대 여성 4명은 청와대 앞 분수대에 설치된 윤석열 대통령 등신대 옆에 서서 연신 셔터를 누르며 웃었다. 이들은 “팬심으로 찍었다기보다 그저 우리나라 대통령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지난 5월10일 개방 이후 관광명소가 된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 최근 윤 대통령 부부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박근혜 전 대통령의 등신대가 설치돼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
8일 오후 <한겨레>가 이곳을 찾아가 보니, 관광객들은 윤 대통령 등신대의 손을 붙잡고 사진을 찍거나, 이 부회장 등신대와 어깨동무를 하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 설치된 윤석열 대통령 등신대에서 관광객들이 사진을 윤 대통령 등신대의 손을 꼭 붙잡고 사진을 찍고 있다. 고병찬 기자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 설치된 ‘삼성 이재용 부회장 사면·복권을 위한 청원 서명’, ’박근혜 전 대통령 명예회복을 위한 재심 청구 청원 서명’ 천막. 이 서명 운동은 등신대를 설치한 윤석열 팬클럽 ‘열지대’, 신자유연대, 자유와 통일을 향한 변호사연대가 함께 진행하고 있다. 고병찬 기자
청와대 앞 분수대에 설치된 등신대는 윤석열 대통령 팬클럽 ‘열지대’가 설치했다. 열지대, 신자유연대, 자유와 통일을 향한 변호사연대는 집회 신고를 한 뒤 지난달 14일부터 이곳에 천막을 치고 이재용 부회장 사면·복권 서명 운동, 박근혜 전 대통령 재심 청구 서명 운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서명 운동의 하나로 등신대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온라인에서 찾아 제작했고, 제작비용은 총 72만원이 들었다고 한다. 열지대 팬클럽 회장을 겸하고 있는 김상진 신자유연대 대표는 “최대한 실제 키에 맞춰 등신대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등신대는 서명운동에 참여하는 분들이 팬심으로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열지대 회비로 제작해 세워뒀다”며 “이곳에서 집회 신고를 해놓고 집회 물품 중 하나로 설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했다. 광장 관리 주체 중 하나인 문화재청 청와대 국민개방추진단 관계자는 “청와대 앞 분수대는 공용 공간이기 때문에 집회 신고만 되어 있다면 문제가 없다”고 했다.
열지대는 등신대 인기가 상당하다고 밝혔다. 지난 7일 오후엔 한 열성 팬이 윤 대통령 부부 사진이 합성된 웨딩사진 등신대 옆에서 사진을 찍다가 등신대가 부러지는 일도 있었다. 훼손된 등신대를 치워 애초 6개였던 등신대는 현재 5개만 있다. 열지대는 등신대를 8월13일까지 유지할 예정이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 설치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박근혜 전 대통령의 등신대. 고병찬 기자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