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장지헌(33)씨는 카페에서 라떼 음료를 주문할 때면 두유가 들어간 제품으로 바꾼다. 평소에도 우유 제품은 먹지 않는다고 했다. 대학원생인 최아무개(31)씨는 집에 아몬드나 귀리로 만든 우유를 따로 주문해놓는다. 혹시나 우유가 필요한 음식이 있을 때 넣기 위해서다.
기후위기 속 저탄소 생활 실천 중 하나로 ‘대체우유’를 찾는 이들이 있다. 낙농업계가 배출하는 탄소를 줄이려면 기존 우유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귀리나 아몬드, 콩으로 만든 대체우유는 애초에 우유 성분인 젖당을 분해하지 못하는 ‘유당불내증’ 환자들을 위해 개발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절감하는 이들이 ‘작은 실천’을 하려 대체우유를 찾는다. 장지헌씨는 “우리의 식습관과 기후위기는 큰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집약적인 토지에서 가능한 범위 이상의 개체를 길러내는 것도 정상적이지 않다”며 “전체 식품 중에서 우유는 사소한 식재료이긴 하지만, 소비를 나부터 줄이자는 차원에서 (대체우유를) 마시기 시작했다”고 했다.
직장인 한수연씨는 “(일반 우유 생산업이) 친환경적인 산업은 아니라고 본다”며 “요즘엔 일반 우유 말고도 (귀리, 콩) 등 다른 옵션들이 많아서 굳이 먹지 않는다”고 했다. 조아무개(29)씨는 “메탄가스 배출 문제가 환경에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해 우유를 먹지 않고, 만약에 불가피하게 먹을 경우에는 대체 상품을 먹는다”며 “주변에서도 우유 만드는 과정의 나쁜 면을 보고서 공감을 해주는 반응이 있었다”고 했다.
낙농업계는 주요 온실가스 배출원 중 하나로 지목된다. 유엔식량농업기구가 2019년 작성한 ‘저탄소 미래의 낙농업의 역할’ 보고서를 보면, 2015년 기준 이산화탄소, 이산화질소, 메탄 등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17억1180만t으로, 2005년(14억5580만t)과 비교해 18% 늘었다. 그중 2015년 기준 소의 소화과정(트림, 방귀)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전체 58.5%, 사료 생산과 운송 과정 등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29.4%를 차지했다. 연용흠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우리나라도 농축산업이 메탄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곳”이라며 “소의 소화기관에 공생하는 미생물이 사료나 풀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메탄가스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체우유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를 보면, 2016년 146억달러(약 19조원)였던 전세계 대체우유 시장은 연평균 4.0%가량 성장해 2026년에는 239억달러(약 31조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곽진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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