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내린 폭우로 불어난 물에 갇힌 시민들이 두고 대피한 차량들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진흥아파트 앞 서초대로 위에 뒤엉켜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9일 오전 9시4분께 서울 서초구 진흥아파트 부근 사거리 일대에서는 운전자 없는 차량 10여대가 도로 위에 방치된 채 있었다. 밤새 내린 폭우로 인해 물에 잠겼던 한 소형 차량은 차도 가운데에 가로수가 심어진 구간에 떠밀려 올라왔다. 중형 차량은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대여소 거치대에 걸려 있기도 했다. 오전 9시25분께는 수원여대에서 강남역 일대를 오고 가는 3003번 광역버스도 침수된 채 아파트 부근에 덩그러니 서 있었다. 버스 안에는 젖은 낙엽과 흙 등이 곳곳에 묻은 채였다. 인근에서는 트레일러 차 한 대가 침수된 M6405번 광역급행버스를 싣고 이동하고 있었다.
이날 아침 서초구 일대는 도로 곳곳이 물에 잠겨 차량이 침수되고 방치된 까닭에 통행이 제한되는 등 출근길은 아수라장이 됐다.
서초1교부터 진흥아파트 사거리까지 왕복 6차로 도로 중 강남역 방향으로 가는 3차선 도로는 침수 차량 50여대가 가로막고 있어 1~3차선 구간이 전부 침수 차량으로 막힌 상태다. 반대편 도로도 침수 차량 복구 등의 이유로 통제돼 있어 일부 구간만 운행이 가능하다.
한편, 9~10일에도 중부지방에 많은 비가 예상되는 만큼, 이날도 차량 침수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 행정안전부는 집중호우로 침수된 도로, 지하차도, 급류 하천은 절대 차량이 진입하지 말고 우회하라고 행동 요령을 안내하고 있다. 만약 차량이 침수되고 있다면 타이어 높이의 3분의 2가 잠기기 전에 차량을 안전한 곳으로 옮겨야 한다. 불가능하다면 미리 창문이나 선루프를 열어둬야 한다. 만약 차 문이 안 열린다면 단단한 물체로 창문 모서리를 깨고 탈출해야 한다. 창문을 깰 수 없다면 당황하지 않고 차량 내부에 물이 찰 때까지 기다려 차 문을 열어야 한다. 자동차 내부와 외부의 물 높이 차이가 30cm 이하가 되면 문이 쉽게 열리기 때문이다.
지하차도에서 침수를 겪을 경우엔, 탈출 후 물보다 높은 곳이나 몸을 지지할 곳을 찾고 119에 연락한 뒤 구조를 기다린다. 급류에 차량이 고립됐다면 급류가 밀려오는 반대쪽 차 문을 열고 탈출해야 한다. 물에 잠기고 있는 지하주차장의 경우, 물이 급격히 불어날 수 있어 절대 접근하면 안 된다.
운전자가 침수된 차량을 처리할 때는 엔진에 물이 유입돼 엔진이 손상됐을 수 있기 때문에 시동을 걸지 않아야 한다. 누전으로 전기장치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차량을 견인할 때도 시동을 꺼야 하고, 곧바로 정비업체에서 관련 조처를 받아야 한다.
서울 서초구 진흥아파트 사거리 일대에 침수로 방치된 경기도 광역버스 내부 모습.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전날 내린 폭우로 불어난 물에 갇힌 시민들이 두고 대피한 차량들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진흥아파트 앞 서초대로 위에 뒤엉켜 있다. 김정효 기자
전날 내린 폭우로 불어난 물에 갇힌 시민들이 두고 대피한 차량들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진흥아파트 앞 서초대로 위에 뒤엉켜 있다. 김정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