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소송 중인 아내 쪽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 위자료를 깎아달라는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흉기를 휘두른 4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23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전날 오후 5시께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한 법률사무소에서 40대 사무장 ㄱ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40대 남성 ㄴ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아내와 이혼 소송 중인 ㄴ씨는 아내 쪽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 ‘위자료를 깎아달라’며 사무장인 ㄱ씨와 말다툼을 벌이다가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ㄴ씨는 직접 경찰에 신고해 자수했고 현장에서 체포됐다. 상해를 입고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진 ㄱ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만간 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재판 과정 또는 결과에 앙심을 품고 상대 쪽 변호사 사무실에서 ‘테러’를 자행하는 일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0년과 2012년, 2015년에 변호사 피습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 데 이어 지난 6월7일에는 대구에서 소송 결과에 앙심을 품은 50대 남성이 변호사 사무실에 불을 질러 근무 중이던 변호사 1명과 사무직원 5명이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사건 뒤 대한변호사협회는 ‘법률사무소 방화테러 사건 대책 특별위원회’를 발족해 △방범·경비 업체와의 업무제휴 △경호 물품 구매 지원 △법률사무소 종사자 대상 폭력 행위 처벌 강화 입법 등을 대책으로 내놓은 바 있다.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