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7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내정한 조규홍 복지부 1차관이 이날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제23회 사회복지의 날 기념식·제33회 전국사회복지대회’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00일이 넘게 공석인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조규홍 현 복지부 1차관(장관 직무대행)을 지명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정호영 경북대 교수와 김승희 전 의원을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지만 갖은 의혹으로 잇따라 자진 사퇴했다.
7일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런 내용의 장관 인선안을 발표했다. 김 비서실장은 “조규홍 후보자는 예산·재정분야에 정통한 경제 관료 출신으로 과거에도 (경제 관료로) 예산을 하면서 연금·건강보험 개혁 쪽에 많이 참여했다”며 “현재 보건복지부 1차관으로 현안 업무 추진 연속성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후 대통령실은 별도의 보도자료를 내 “조 후보자는 2006년 복지분야 재정투자 확대를 핵심으로 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장기 국가비전인 ‘비전2030’ 입안을 총괄했다”며 “상생의 연금개혁 추진, 사회복지 및 보건의료 재정지출 효율화, 건강보험제도 개편 및 필수공공의료 강화 등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를 이끌 적임자”라고 지명 이유를 설명했다. 복지부 장관은 5월25일 권덕철 전 장관 퇴임 이후 106일째 공석으로, 복지부는 역대 최장기간 수장 공백 상태다.
윤 대통령은 국회 인사청문회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료 출신인 현직 차관을 임명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호영 전 후보자는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학 과정에서 ‘아빠 찬스’를 사용한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 자진사퇴했고, 이어 지명된 김승희 전 의원도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으며 스스로 물러났다. 장관 인사 문제는 대통령 지지율 하락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기도 했다.
조 후보자는 지난 5월9일 윤석열 정부 첫 복지부 1차관으로 내정됐지만, 그 전까지는 기획재정부에서 요직을 지낸 예산 전문가로 통한다.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들어온 뒤 기재부에서 예산총괄과장, 경제예산심의관, 재정관리관 등을 지냈다.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는 유럽부흥개발은행 이사로 있었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에서도 경제1분과 전문위원을 맡았다.
전문성 문제와 기재부 인사 편중 지적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게 가장 큰 제약 요인이었던 것은 사실인데 청문회가 경직되게 운영되고 많은 분들이 다 고사를 해 상당히 어려움이 많았다”며 “(조 후보자가) 무리 없이 소화시키는 과정을 지난 100일 동안 봤기 때문에 내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 내부에선 반기는 분위기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통화에서 “1차관 소관인 예산 업무를 하면서 코로나19나 보건 관련 사업들도 챙겨왔고 정권 초반 현안이 많았는데 그 과정을 무난하게 했다는 평가다”며 “다만 국민연금 개혁 등 향후 현안에는 정치적 역량이 필요한데, 관료 출신 장관으로서 한계가 있지 않을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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