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일 서울 태랑초등학교에서 입학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의 초등학교 저학년(1∼2학년) 수업 시간표에는 ‘체육’이 없다. 통합교과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체육·음악·미술 융합 수업이 있을 뿐 전문적으로 기초 운동 역량을 익히는 시간은 없다. 벌써 40년이나 됐다. 전문가들은 초등 저학년에 독립된 체육 교과를 편성하지 않은 국가는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고 말한다.
2018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낸 ‘초·중등학교 교과 교육과정 국제 비교 연구’를 보면, 한국의 체육 교육 대상은 초등 3학년부터다. 일본, 핀란드, 프랑스, 호주, 캐나다(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등은 초등 1학년부터 독립된 체육 수업을 한다.
정현우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선임연구위원은 “국가가 교육과정을 수립해 운영하는 곳 중에 저학년 체육 교육을 통합으로 하는 곳은 하나도 없다. 건강·보건(Health)이 들어간 경우는 있지만 음악·미술과 체육이 묶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체육은 음악·미술과 지식의 구조가 전혀 다른데 (80년대) 교육과정 총론을 만들 때부터 출발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체육 교육의 단절과 전문성 저하로 이어진다. 일본은 저학년부터 육상, 수영, 구기, 무도 등 각 종목의 기초를 익히게 한 뒤 3학년이 되면 세부 종목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농구, 핸드볼, 축구, 배드민턴, 탁구 등에 골고루 입문하고 나중에 하나를 고르는 식이다. 핀란드는 저학년 때 수영과 수상스포츠를 익히고 학년이 올라가면 수상 구조 교육을 받는 식의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일선 교사들은 아쉬움을 토로한다. 전라북도의 초등학교 교사 임아무개(32)씨는 “(통합교과 시간에) 담임마다 체육 활동 편차가 있고 수업의 전문성이 떨어진다. 전문 강사는 다양한 교구를 통해 진행하는데 담임은 여러 과목을 준비하니 그 퀄리티를 따라가기 어렵다”라고 했다. 충청북도에서 초등 2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최아무개(27)씨도 “전담 체육 선생이 없어 담임 부담이 크다”고 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도 이런 문제를 짚으면서 “일선 학교에서 1∼2학년 군은 체육 단절기라고 할 정도로 신체활동을 통한 교육을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도 저학년부터 체계적으로 체육 교육을 시작해 신체활동 교육을 책임지는 공교육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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