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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원석 총장, ‘김건희 도이치 주가조작 의혹’ 지휘할까?…딜레마

등록 2022-09-19 14:06수정 2022-09-19 14:23

윤석열 총장때 가족사건이라 수사지휘 배제
한동훈, 수사지휘 배제 무효화할지 입장차
‘김건희 특검법’ 발의상태…지휘해도 논란여지
이원석 검찰총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원석 검찰총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차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첫 검찰 수장이 된 이원석 신임 검찰총장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인할 첫 시험대는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관련 처분이 될 전망이다. 이 사건에 대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은 배제된 상황인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복원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또 이 총장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게 되더라도 국회의 ‘김건희 특검법’ 논의 등과 맞물려 정치적 논란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 총장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 사건 관련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복원할 것인지 묻는 말에 “수사지휘권 문제는 현실적으로 법률상으로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게 사실이다. 모든 사건을 증거와 법리에 따라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는 데 저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고, 이 사건을 담당하는 일선 검찰청도 마찬가지 생각일 것”이라고 밝혔다. 수사지휘권 회복에 여러 가지 고려할 대목이 있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앞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인 2020년 10월 이 사건 관련 총장의 수사지휘를 제한했는데, 이후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바뀐 뒤에도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배제가 이어지고 있다.

이 총장이 수사지휘권 회복을 즉각 주장하고 나서지 못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먼저 한동훈 장관과의 입장차가 문제다. 이 총장이 수사지휘에 나서기 위해선 한 장관이 총장 수사지휘권을 복원하는 수사지휘를 해야 하지만, 한 장관은 “개별 사건에 대한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발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공언해 왔다.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는 윤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부터 내세운 공약이기도 하다. 한 검찰 간부는 “한 장관은 개별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에 나서지 않겠다고 공언해온 상황이라, 설령 검찰총장에게 수사지휘권을 되돌려주는 내용이라 하더라도 수사지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한 장관이 직접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는 대신, 대검찰청이 과거 추 전 장관이 발동한 수사지휘권은 그 효력을 상실했다는 식의 해석을 내려 이 총장이 직접 수사지휘에 나서도록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추 전 장관은 당시 검찰총장인 윤 대통령의 가족사건 관련 의혹을 두고 ‘수사 공정성’ 등을 이유로 윤 총장의 수사지휘를 배제했는데, 이미 검찰총장이 바뀐 상황이라 이를 유지할 사유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부장검사는 “한 장관이 수사지휘에 나서는 대신 대검이 검찰총장이 변경돼 총장 수사지휘 배제 사유가 소멸했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설령 이 총장이 수사지휘권을 행사한다 하더라도 김 여사 사건과 관련한 수사 결과가 당장 나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국회는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7일 발의한 김 여사 관련 특검법을 논의하고 있다. 현 상황에서 검찰이 섣불리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결론을 내릴 경우, 특검법 필요성에 대한 국회 논의를 무시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김 여사 사건 처분이 지연된 사정 등에 대해 합당한 설명이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권오수 전 도이치 모터스 회장 등 주가조작 범죄 주요 가담자 14명을 재판에 넘겼지만, 김 여사 처분을 두고는 9개월째 한 차례 조사도 하지 못한 채 결론을 미루고 있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검찰이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을 할 경우, 이 총장이 지난 9개월 동안 처분을 미뤄온 이유와 각종 의혹을 잠재울만한 설명을 해야 하는데, 그만큼 수사가 진척됐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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