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새벽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에서 부상자들이 이송되고 있다. 박종식 기자
‘이태원 참사’ 직후 소방당국이 경찰 쪽에 약 2시간 동안 15차례 차량 통제와 현장 통제를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5일 소방청이 공개한 ‘소방청-경찰청 공동대응 요청 내역’을 보면 지난달 29일 소방당국은 첫 신고를 받은 뒤 2시간여 동안 경찰에 15차례 현장 지원을 요청했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밤 10시18분 처음으로 서울경찰청에 공동대응을 요청했다. 소방당국에 첫 신고가 접수된 시간(10시15분) 직후였다. 서울소방재난본부와 소방청은 오후 10시56분에도 각각 서울경찰청과 경찰청에 ‘다수의 경찰인력 투입요청’, ‘경찰 인력 차량 통제 필요지원 요청’을 했다. 서울소방재난본부는 오후 10시59분에는 서울청 ‘핫라인’을 통해 추가 지원 요청을 하는 등 반복적으로 현장 지원 필요성을 알렸다. 소방청은 오후 11시22분 용산경찰서에 “용산경찰서 인원을 총동원해 현장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알렸고, 오후 11시43분에도 “다수 운집으로 현장 통제가 되지 않는다”며 최대 인력 동원을 요청했다.
소방당국 쪽의 지원 요청은 자정을 넘긴 30일 0시17분까지 총 15차례나 반복됐으나, 경찰이 본격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은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한 시점을 한참 넘긴 오후 11시 이후였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밤 11시36분 자택에서 부재중 전화를 확인하다가 알았고, 윤희근 경찰청장은 30일 0시14분에야 참사 사실을 처음 알았다.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참사 당일 서울청 상황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부분과 경찰청 등이 소방의 공동대응 요청을 제대로 처리했는지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