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노조 “지휘책임자는 이상민 장관…14일 특수본에 고발”

“참사 책임 인정하고 사퇴해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및 코로나19 중대본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방공무원 노동조합이 재난 안전 관리 총책임자인 이상민 행정안전부(행안부) 장관을 업무상과실치사와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 노동조합(소방노조)은 11일 보도자료를 내어 “이번 이태원에서 발생한 ‘10·29 참사’에 관해 경찰 및 소방의 총지휘책임자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직무유기·업무상 과실치사상·직권남용으로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소방노조는 “이 장관을 즉각 입건하고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 장관은 즉시 10·29 이태원 참사 책임을 인정하고 사퇴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고진영 소방노조 위원장은 “10·29 이태원 참사는 자연재해가 아니라 예측 및 통제가 가능했던 인재형 참사”라며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소방공무원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으로서 10·29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노동조합의 역할이므로 정부에 10·29 참사의 철저한 진상 규명 및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고 재난 안전 관리 총책임자인 이상민 장관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고발을 대리하는 최종연 변호사(법률사무소 일과사람)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이번 고발은 최성범 서울 용산소방서장의 입건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소방과 경찰 모두에 대한 총지휘 책임을 행안부 장관이 지고 있는데, 현재 하위 직급에 대한 개별적인 행위 책임만 묻고 있다”며 “경찰국 신설 논란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찰을 지휘·감독할 책임이 있음을 명확히 했다. 총지휘 책임자로서 358명의 사상자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이 장관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참사 당시 사전 안전 관리·대응 부실로 직무유기 혐의로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에 고발된 상태다.

소방노조는 오는 14일 오전 10시30분 서울 마포구 특수본 사무실을 찾아 이상민 장관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한 뒤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어 같은 날 오후 4시부터 국회 소통관 2층에서 고발 관련 질의·응답을 나누는 기자회견을 연다.

박지영 기자 [e-mail]